•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구하고 여러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을 저지른 북한 총책임자가 현재 천안함 침몰지역의 군단장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미얀마에서 당했을 때 김정일이 했거든, 김일성은 지시하지 않았다. 그 때 김격식 대장이라고 있는데 그 사람이 총책임자였다"면서 "김격식이 총참모장을 하다가 지난해 2월 4군단장으로 왔다. 4군단이 이 (천안함 침몰) 지역"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북은 군인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사회"라고 지적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낮 청와대로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기에 앞서 티타임을 갖고 환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낮 청와대로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기에 앞서 티타임을 갖고 환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 전직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전 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심려가 많겠다. (경제, 외교 등이) 잘 되고 있는 상황에서"라고 말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너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원인 분석을 잘해서 정말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원인이) 좀 나왔죠"라는 전 전 대통령의 물음에 "이 시기가 뭐라 얘기할 수 없는 상태라서"라고 답했으며, 전 전 대통령은 "잘 조치하고 있으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두 전직 대통령은 이어 오찬을 함께 하며 천안함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에게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번 사태가 잘 수습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배석자 없이 진행됐으며,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아웅산 테러란?
    북한이 1983.10.9 당시 버마(현 미얀마)를 방문중이던 전두환대통령 및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테러 사건.

    1983년 10월 9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서남아·대양주 6개국 공식 순방 첫 방문국인 버마(현 미얀마)의 영웅 아웅산 묘소에서 일어난 강력한 폭발 사건으로, 참배를 기다리던 대통령의 공식·비공식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두환 대통령은 도착 직전에 시한폭탄이 폭발함으로써 화를 면했다.

    당시 순직한 희생자는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장관, 김동휘 상공부장관, 서상철 동자부장관, 함병춘 대통령비서실장, 이계철 주버마대사, 김재익 경제수석비서관, 하동선 기획단장, 이기욱 재무차관, 강인희 농수산차관, 김용한 과기처차관, 심상우 의원, 민병석 주치의, 이재관 비서관, 이중현 동아일보 기자, 한경희 경호원, 정태진 경호원 등 모두 17명이다.

    전두환 대통령은 사건 발생 후 나머지 일정을 중단하고 이튿날 새벽 급거 귀국하였고 우리 정부는 한국정부조사단을 현지에 파견, 버마측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이후 버마 당국은 이 사건이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친필지령을 받은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진모(某) 소좌, 강민철대위, 신기철대위 등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수사결과를 밝혔다. 이들은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무 담당 참사관 전창휘의 집에 은거한 후, 전두환 대통령 일행이 버마에 도착하기 하루 전 새벽에 아웅산 묘소로 잡입하여 지붕에 2개의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버마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버마 주재 북한 대사관 요원들에 대해서 출국 명령을 내렸다. 당시 버마는 우리 정부는 물론 북한과도 수교국이었다. 그리고 12월 9일 양곤지구 인민법원 제 8특별 재판부에서는 테러범에 대한 사형선고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