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4대강살리기사업 공사현장에 화구가 등장했다. 30여명의 화가들이 붓을 들고 공사현장과 주변 경관을 담으려 바삐 손을 움직인다.

    붓을 든지 10여분이 지나자 금세 공사현장의 모습이 스케치북에 선명히 나타난다. 이를 지켜보던 현장 관계자는 "와~ 멋집니다"하고 감탄한다.

    16일 오후 4대강살리기사업 중 공사구간이 가장 긴 낙동강의 달성보 공사현장을 26명의 화가들이 찾았다. 이들은 다음 달 25일 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아름다운 산하전'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공사 중인 4대강과 완공 뒤 이들이 바라는 강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고자 '팸투어(사전답사여행)'를 준비한 것이다.

  • ▲ 홍병학 층븍대 명에교수(미술과)가 스케치 한 달성보 공사현장과 주변 경관.ⓒ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 홍병학 층븍대 명에교수(미술과)가 스케치 한 달성보 공사현장과 주변 경관.ⓒ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대부분 20년 이상, 길게는 40년 넘게 그림을 그린 전문 작가들이다. 이들이 공사가 한창인 4대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투어를 기획한 갤러리 타블로 임정기 대표는 "현재 공사 중인 4대강이 어떻게 바뀔 지 직접 눈으로 보고, 지금의 모습과 바뀔 강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며 "4대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우리의 강을 잘 살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달 있을 전시회는 낙동강뿐만 아니라 한강과 금강, 영산강의 공사현장 모습과 작가들이 상상하는 완공 뒤의 모습이 모두 전시된다. 임 대표는 "각 지역별 작가들이 해당 지역의 강을 탐방해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들은 공사 중인 달성보와 함안보를 방문한 뒤 강 복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울산 태화강을 찾아 변화할 강의 모습을 담았다.

    1박2일의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곳을 보고 스케치북에 담아야 하는 만큼 이들의 눈과 손은 바삐 움직였다. 무엇보다 강이 어떻게 변할지를 각자 상상해야 하는 만큼 방문하는 현장 마다 관계자에게 공사 진행 상황은 물론 완공 뒤 모습을 꼼꼼히 체크했다. 특히 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수질과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화가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현장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질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업을 제대로 알아야 스케치북에 담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 ▲ 낙동강 달성보 현장을 그리는 화가들.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 낙동강 달성보 현장을 그리는 화가들.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아름다운 산하를 그림으로 담고자 한 화가들의 눈에 과연 4대강 사업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임 대표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꾸며질 것 같다"며 "태화강을 보기 전까지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태화강을 본 뒤 이 사업의 필요성을 더 많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경희 작가는 "그동안 우리가 산업화란 이름으로 자연을 너무 낭비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내 자식과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며 "이 사업에 대해 막연하게 알았는데 현장을 보니 이 사업의 필요성이 피부에 와 닿았다"고 했다. 정 작가는 이어 "미국에 오래 살았는데 미국은 정부에서 물 관리뿐만 아니라 개인주택의 잔디밭이 지저분해 지는 것 까지 관리를 한다"며 "우리는 그동안 강을 너무 무방비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영율 작가 역시 "현장을 보면서 우리가 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깨닫게 한 좋은 기회였다"며 "정부가 환경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지혜를 더 모아 국토를 살리는 행정을 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성순희 작가는 "오래 전 낙동강 하류에 홍수가 나면 농작물이나 가축이 떠내려 오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한 사실이 있다. 지금은 수질이 너무 나빠졌고 그 상황을 내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4대강을 살리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 분이 그 일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 현장에 왔고 와 보니 이 대통령 말씀대로 4대강을 잘 정리하고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한 뒤 "이 대통령을 믿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 ▲ 울산 태화강 주변의 경관을 그리고 있는 화가들.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 울산 태화강 주변의 경관을 그리고 있는 화가들.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김영구 작가는 "뉴스매체를 통해 많이 접해서 내가 이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투어를 통해 내가 아는 지식이 굉장히 가벼웠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워낙 반대 목소리가 커 몰랐는데 정말 이 사업이 제대로 홍보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이 사업의 필요성에 더 공감할 것이란 걸 이번 투어를 통해 느꼈다"고 말했다. 최선희 작가도 "태화강을 보고 4대강의 미래를 상상해보니 이 사업이 우리 미래에 굉장히 큰 영향력을 미칠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굉장히 놀라운 비전을 봤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스케치를 한 홍병학 충북대 명예교수(미술과)는 "막연히 4대강 사업은 돈이 많이 들어가고 급하게 진행하는 사업인 줄만 알았는데 현장을 와서 보니 '이거 빨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이 사업을 통해 환경이 아름다워져 좋은 풍경과 볼거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안타까운 점은 주변의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너무 모르고 오해하고 있다. 빨리 이런 사실들이 널리 알려져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동참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홍 명예교수는 "사업이 완공되면 다시 와서 그릴 것"이라며 "사진도 기록이지만 그림도 기록이 된다. 역사에 남기는 것인데 잘 그려서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4대강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팸투어에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참석해 화가들에게 4대강살리기사업과 녹색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 ▲ 아름다운 산하전 팸투어에 참석한 화가들에게 4대강살리기사업과 녹색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
    ▲ 아름다운 산하전 팸투어에 참석한 화가들에게 4대강살리기사업과 녹색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 ⓒ뉴데일리<=국토해양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