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4인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 후보는 16일 밤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누가 적합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서울시장 적임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토론방식은 각 후보가 2명의 상대를 지목해 1대1로 질의 응답하는 맞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찍이 여론조사 1위를 점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각을 세워왔던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 등 3명의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오세훈 대 反오세훈’ 구도를 이어갔다.

  • ▲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 토론회 녹화에 앞서 원희룡, 나경원, 오세훈, 김충환 (왼쪽부터) 후보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방송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누가 적합한가' 토론회 녹화에 앞서 원희룡, 나경원, 오세훈, 김충환 (왼쪽부터) 후보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3명의 후보들은 오 시장의 4년 간의 시정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이어갔고, 오 시장도 뒤질세라 반격에 나섰다. 특히 서울시 주택문제와 일자리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나경원 의원은 오 시장을 지정해 “4년 전에 공공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2만1000호밖에 못했다”면서 “그 중에 7800호 정도가 시프트인데 중산층을 위한 시프트가 잘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몰아붙였다. 나 의원은 또 “그동안 4조2000억원이나 투입됐다”며 SH공사의 재정적인 부담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10만호를 말한 것은 시작점이었고 지은 것은 2만1000호가 아니라 3만호”라면서 “SH의 재정부담은 약 3%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이어 오 시장은 “시프트 입주자의 절반 이상이 기초수급자”라고도 했다.

    원 의원도 오 시장을 겨냥해 “이명박 대통령이 전임시장 시절에 했던 뉴타운사업이 부진한데 재개발, 재건축에 소극적 인식을 갖는 것은 전임시장의 재개발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오 시장은 “재개발은 도로나 공원 같은 기초 기반시설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한꺼번에 주택이 멸실되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어렵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면서 “속도조절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 의원의 주택 공약 중에 재건축 연한 완화나 뉴타운 추진 공약 같은 것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종합선물세트”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김충환 의원 역시 첫 지정토론자로 오 시장을 지목한 뒤 “일자리를 10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체 3.4%의 실업률을 보이는 것에 비해 서울은 4.8%로 높다. 100만개 일자리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고, 오 시장은 “일자리 예산은 추경을 두 번이나 해가면서 대폭 늘렸다”며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각 후보들은 한 치도 물러섬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각자의 공약을 알리는데도 주력했다. 오 시장은 사교육비 해결을 위한 공교육 정상화와 강남북 균형발전을 집중 홍보했고, 원 의원은 초등학교 무상급식과 서울시 철도 지하화를 최대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나 의원은 여당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아동과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중심이 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으며, 김 의원은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며 “행정력이 검증된 후보”라고 피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가급적 후보검증 기회를 늘린다는 차원에서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KBS와 MBC 등 타 방송사들 주관 TV토론회를 협의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