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2일 제5회 동시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2297개 선거구에서 모두 3991명(잠정)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로 교육감 및 교육의원도 뽑게 돼 유권자는 총 8표를 행사하게 된다.

    ‘여당전패’라는 역대 지방선거 패턴을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약속’을 지키는 공명선거를 통한 정책대결을,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다시 한 번 부각하고 나서 이번 선거에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선거 50일전 여야 대표 발언 극과 극

    먼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13일 같은 당 김소남 의원이 주최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했다. 선거 50일 전 열린 이번 행사에서 약속과 신뢰, 공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이미지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선거 때 가능한 한 거짓말 하지 말자, 그리고 선거 때 한 약속은 가능한 한 꼭 지키자는 뜻으로 저는 이해를 하고 있다”며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진실은 한 개의 얼굴일 수도 있고 열 개의 얼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것이 민주주의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것 같다”면서 “매니페스토는 결과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과정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가 이제 정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 매니페스토 운동은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누가 뭐래도 이번 선거는 명백하게 '이명박 정부 2년'에 대한 평가라는 중요한 의미와 지난 4년 동안 한나라당이 독주한 지방권력 4년간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갖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과거 선거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후퇴와 안보 무능이 이번 한명숙 전 총리 재판과 천안함 침몰로 드러났고 민생경제는 갈수록 파탄 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심판하고 이 정부의 독선, 독단, 독주를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개, 230개 지역단체장 선거에서 155개를 차지했고, 현재까지 95명의 기초단체장이 기소됐는데 그 중에서 57명이 한나라당”이라며 “이런 지방권력의 독선, 독식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균형을 잡아야 이 나라와 역사가 바로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명숙-천안함 사건 엇갈린 분석

    이런 가운데 양당은 최근 벌어진 천안함 침몰사고와 한명숙 전 총리 무죄판결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한나라당 정두언 선거기획위원장은 한 전 총리 무죄와 관련 “재판은 재판이고 선거는 선거”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장으로서의 적절한지 여부가 시민들이 판단할 시간이 다시 온다”고 전망했다.

    천안함 사고에 대해서도 그는 “이게 아직도 거의 인제 한 달 반, 두 달 가까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다시 인제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 갈 것”이라며 “내일이나 다음 주에 선거가 있다면 모를까 이 문제는 다시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치검찰이 스스로 정치공작을 중단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단호히 막아내겠다”면서 “대통령은 철저한 증거주의, 피의사실 공표와 별건수사 금지 등을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 이번 판결을 선거결과로 몰아가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천안함 문제에 있어서도 “정부가 숨기는 것이 많아 국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과 한 전 총리 무죄선고 외에도 앞으로 정치권에선 이명박 정부의 핵심정책인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과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들겠다는 야당의 후보단일화 구상이 실제 실효성 있게 진행될 지 여부도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 흥행을 위해 개그우먼 박지선씨를 모델로 한 1인8표 홍보포스터와 투표참여 독려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역대 최다인 8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이번 선거와 투표방법을 널리 알리고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 이 같은 구상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