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탄 유조선,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

한국인 5명이 탑승한 유조선이 인도양 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4일 피랍됐다. 정부는 사고해역에 청해부대를 급파했다.

외교통상부는 “마셜군도 선적 삼호해운 소속의 ‘삼호 드림호’가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항해중 우리시각으로 4일 오후 4시 10분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삼호 드림호’는 32만톤급 원유 운반선이며 길이가 300m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5명과 필리핀인 19명 등 모두 24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사건의 특성을 감안해 한국인 5명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소말리아 해적 때문에 우리나라의 청해부대가 파병된 상태지만 ‘삼호 드림호’의 피랍 지점은 청해부대 3진(충무공 이순신함)의 작전해역인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으로부터 동남쪽으로 1500㎞ 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확인됐다.

청해부대는 지난 2009년 3월 3일 대한민국 해군이 소말리아 해상에서 한국 선박들을 해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창설한 부대로 4500톤급 구축함과 헬기, 특수전 요원 등 총 300여명의 장병으로 구성돼 있다.

피랍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일단 삼호 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양 해역에 청해부대를 급파했다. 또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본부장으로 한 ‘삼호 드림호 피랍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4일 저녁 첫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 관계자는 “최우선적으로 피랍 추정 선박의 상황 및 선원의 안전여부 확인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호해운측도 “선박과 선원의 조기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1991년 독재정권 붕괴 이후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소말리아의 해적들은 수류탄 등 중화기로 무장한 경우가 많다. 비무장상태인 유조선들이 당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탑승한 선적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것은 이로써 총 여섯 차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