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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시에 위치한 트루먼대통령박물관(Harry S.Truman Library & Museum)에서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가 27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미국의 33대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은 미군의 한국전 참전을 결정한 인물이다.
트루먼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클레이 바우스키는 "미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남아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흩어져 있는 한국전쟁과 관련된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자는 취지로 준비됐다"고 전했다.
'한국에 대한 기억(Memories of Korea)'이란 이름이 붙은 이 전시회에서는 한국전쟁 전투장면을 담은 기록 필름, 병영생활이 담긴 사진과 일기, 전쟁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인터뷰, 전장의 병사들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 미군 참전용사들이 한국에서 수집해온 물건 등이 전시된다.
마이클 드바인 박물관장은 "단순한 전쟁 기록이 아닌 한국에서 생을 보낸 사람들, 그곳에서 싸운 사람들, 그리고 전쟁 때문에 삶이 영구적으로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전쟁을 생생히 체험하도록 특별히 기획됐다"며 "방문객들이 냉전시대를 상기하고 전쟁의 비극을 되새겨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전 참전 결정을 내린 뒤 "고통스러운 불면의 밤들"을 보낸 트루먼 대통령의 일기장도 공개된다.
드바인 관장은 "미군 병사들을 한국 전쟁터로 내보내야 하는 결정이 트루먼 대통령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음이 회고되어 있다"고 전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1952년 1월27일 일기에서 "공산주의 정부를 다루는 일은 정직한 사람이 불법 복권 혹은 마약 거래 집단 두목과 상대하는 일과 같다"고 서술하고 있다.
트루먼 대통령의 일기장에는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을 저지하고 자유국가를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과 한국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염려 사이에서 갈등했던 그의 고뇌가 담겨있다.
한국전쟁에 파병된 참전 용사들의 부모가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들도 공개된다. 드바인 관장은 "지지를 보내는 편지들도 있고, 매우 감정적으로 신랄한 비판을 하는 편지들도 있다"고 밝혔다.
전시회 시작에 앞서 26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축하 기념식에는 미 중서부를 관할하는 허철 시카고 총영사가 한국을 대표해 초청되었고 돈 라이멀 인디펜던스 시장, 미군 참전용사 등 15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허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준비해준 트루먼 박물관 측에 고마움을 표한 뒤 미군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카고 총영사관의 정기홍 영사는 "트루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방대함에 놀랐다"면서 "트루먼 박물관 측이 오랜 시간 꾸준히 진행해온 한국전쟁 역사보존 작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기억' 전시회는 12월31일까지 계속된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