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아한 푸른 드레스에는 금색이 잘 어울렸다.
    이제 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내려온 김연아는 경기 직후 보다는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고 느낌이 색달라요”

    김연아는 큰 짐을 다 내려놨다는 게 홀가분하고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연아의 짐은 부담감이 아니라 자신의 ‘꿈’이었다.

    “올림픽은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대회고,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었기 때문에 빨리 해치우고 싶었어요.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것도 된 것이지만 모든게 다 끝나니 속 시원해요”

    일곱 살 처음 빨간색 스케이트를 신은 소녀는 꼭 서고 싶은 자리가 있었다.
    13년 만의 꿈을 이룬 소녀는 ‘선수’가 되어 그 자리에 올랐지만 머릿속엔 힘든 기억뿐이다.

    “선수는 가장 힘든 순간을 꼽기 어려워요. 힘든 기억이 가장 많아서. 우승을 할 때 물론 기쁘지만 그 순간은 잠시 그때뿐이에요”

    하지만 이 당찬 세계 챔피언은 지금 이 자리는 지난 힘든 날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김연아는 한결 가뿐한 마음으로 가족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우리 가족들, 아빠, 엄마, 언니 항상 옆에서 지켜줘서 고마워. 오셔 코치, 선생님들, 토론토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 에이전트 분들 내 친구들... 근데 이거 너무 많아서 연예인들 시상식 소감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