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세종시 당론변경을 위한 릴레이 의원총회 마지막날인 26일, 당론 변경 표결을 유예하고 중진협의체를 만들어 좀 더 논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닷새간의 세종시 의원총회 마무리 발언에서 "표결을 유예하고 어떤 형태로든 중진협의체를 만들어서 세종시 문제해결을 위한 협의를 맡기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참석한 의원들은 박수로 동의했으며 중진협의체의 구성방법과 내용은 당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안 원내대표는 "정당사상 유례없이 5일간 같은 주제로 연속 의총을 열어서 토론한 적이 없었다"며 "세종시 정책이 유일하다. 5일간의 토론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자"며 의미를 부여했다.

  • ▲ 26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발언 신청자의 토론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26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발언 신청자의 토론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마지막 의원총회는 다소 느슨한 분위기였는데 참석률은 의총 초기보다 눈에 띄게 줄었으며, 다른 의원이 발언에 나서는 중간 친소가 있는 동료 의원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등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의원총회에 발언에 나선 고흥길 의원은 "사실상 논의된 진전사항이 없다"면서 "토론을 접고 원안이냐, 수정안이냐를 놓고 비밀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다. 고 의원은 "개표된 결과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보고 드린 후, 두 분이 양자 회담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우리 역할을 끝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우리가 수정안을 채택하면 다음 선거 때 야당 후보가 이를 빌미로 충청 민심을 공략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때 가서 충청민심 없이 정권을 잡을 수 있겠냐"며 거듭 원안 추진을 촉구했다. 김선동 의원도 "수정안을 채택하면 세종시에 대한 원죄 의식은 당장 버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더 큰 늪으로 빠지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이계 차명진 의원은 "세종시를 대안인 과학기술기업도시로 만들자는 것 조차 동의하지 않는 게 내 입장"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차 의원은 "가능한 한 국민투표 말고 우리식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미루지 말자"면서 "그 분들이 우리 보스이기 전에 우리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라며 당내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