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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언젠가 가야할 길. 지금 광주시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정용화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오는 6월 광주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 22일 공직을 떠났다. 그는 "국민통합과 호남발전에 밀알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사직서를 제출한 그는 대선과정부터 동고동락해온 청와대 참모진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광주로 향했다.
정 전 비서관은 한나라당 후보로 호남단체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저 개인의 도전이자 한국정치의 도전이고, 저 개인의 실험이자 한국정치의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당의 독점체제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으며, 변화를 바라지만 대안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더 큰 마음으로 호남을 품어 안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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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화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 뉴데일리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정치철학과 지역을 위한 비전, 연설기록비서관으로 활동한 소회를 담은 저서 '코리안 드림'을 펴냈다.
저서에서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수용 과정,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호남 행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정 전 비서관은 최대한 예우의 장례식, 북한 조문단 방문 대비, 호남민심 위로와 포용, 지역주의 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안한 'DJ 서거 이후 호남의 민심동향과 대책'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해 이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내외는 8월 23일 국장 현장에서 뙤약볕 아래서도 차양모자를 쓰지 않은 채 예를 다해 전직 대통령을 떠나보냈고,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 전 비서관의 적극적인 건의를 이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다.
"국민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정 전 비서관의 말에 이 대통령은 "호남 비서관이 말하는 대로 했지"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국장이 끝난 후에도 여수 엑스포 현장, 나로호 우주 기지를 방문해 민심을 다독였고, 9월부터는 호남에서의 국정지지율이 20%대로 올라섰다. 정 전 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정치권의 편가르기' 행태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 영산강살리기 착공식 연설문은 지역 민주당 의원들의 참석을 예상한 상태에서 작성됐다. 이 대통령이 읽을 원문에는 "오늘 참석해 주신 이 일대 우리 민주당 의원들께 감사드립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영산강살리기를 평소 지지하던 의원을 포함해 단 한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이 대통령은 "마음은 있되 몸이 올 수 없는 형편을 저는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문장으로 즉석해서 수정했다.
당시 상황을 두고 정 전 비서관은 "정말 씁쓸했다"고 표현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날 박광태 광주시장은 이 대통령의 국정성공을 기원한다는 연설을 해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았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는 것이 비판받을 일인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실패는 우리 국민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모르는 것이냐"며 개탄했다.
그는 "그렇게 편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국정을 맡겨도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책을 맺으며 정 전 비서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부터 실천이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정 전 비서관은 오는 26일 오후 1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 3월 2일 오후 2시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남 강진 출생의 정 전 비서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같은 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대 초빙연구원, 일본 동경대 객원연구원, 호남미래만인연대 간사 등을 지냈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자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연설기록비서관에 재직해왔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갑에 출마해 11.14%를 득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