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에서 '금빛 질주'를 펼치며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상화 선수(21)를 바라보던 친오빠 이상준씨(25)는 감회가 남달랐다. 초등학교 시절 동생 이상화 선수와 함께 스케이트를 시작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스프린터의 꿈을 접어야 했던 그다.

  • ▲ 이상화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는 어머니와 오빠 이상준씨 ⓒ SBS뉴스 캡쳐화면 
    ▲ 이상화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는 어머니와 오빠 이상준씨 ⓒ SBS뉴스 캡쳐화면 

     이상화 선수의 어머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4년 터울진 남매 이상화 선수와 이상준씨는 초등학교 당시 함께 스프린터를 꿈꿨다.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한 이상화 선수는 남다른 재능을 보이던 소녀였다. 이상준씨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을 때 이 선수의 어머니는 가슴아픈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도저히 두 남매 모두 스케이트를 시킬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들에게 "공부를 하면 어떻겠니?"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작 13살 밖에 안된 소년이 동생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해 온 자신의 꿈을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하지만 그 소년은 자신이 스케이트를 하겠다며 떼를 쓰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다만, "알겠어요. 저 대신 상화 뒷바라지 잘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못다한 꿈을 대신한 동생을 늘 묵묵히 응원했다.

    이 선수의 어머니는 "상화가 힘들때마다 오빠한테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는데 항상 오빠가 야단쳐요. 그런소리 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오빠는 너를 위해서 스케이트를 그만뒀는데 네가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냐고. 엄마 아빠도 어려운 형편에 시켜주신 거니까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 ▲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이 선수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듣고 이 선수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상준씨는 "초등학교 때 같이 스케이트를 탔던 생각이 난다. 상화는 투지와 인내심이 좋아 이미 초등학생 때 남자애들을 이길 정도로 스케이트를 잘 탔다"고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이상화 선수는 자신의 꿈에 친오빠의 꿈까지 함께 가슴에 품고 빙상 위를 달렸다. 그녀의 금빛 소식이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더욱 남다른 감동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