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32년 만에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0-3 이라는 굴욕적 점수로 패배한 것. 네티즌의 분노를 더 돋운 것은 경기 결과가 아닌 허정무 감독의 ‘패배의 변’이었다.

    허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 부재’ 대신 선수기용, 심판 문제 등에서 패배 원인을 분석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감독 ‘자질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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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통한 표정의 허정무 감독 ⓒ 연합뉴스

    허 감독은 “전체적으로 졸전이었던 반면에 중국이 잘한 경기”라며 기존에 뛰지 않았던 선수를 기용하면서 조직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허 감독의 변명은 계속 됐다. 그는 “중국이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 반대쪽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초반에 쉽게 실점하면서 오히려 상대에 말려들었다. 후반에 정상적 경기를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전반적으로 안 풀렸다”고 분석해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잘못 따랐다고 지적한 셈이 됐다. 또 홍콩 출신 심판 배정이 결국은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변명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네티즌의 평가는 냉혹했다. 한 네티즌은 아탈란타에 1-3으로 패배한 후 언론과 가진 인테르 감독 조세 무리뉴의 인터뷰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세 뮤리뉴는 “난 오늘 입을 닫겠다. 언론은 나에 대해 어떠한 표현을 해도 좋다. 난 이를 받아들이겠다. 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질 넓은 어깨를 가지고 있다. 내 선수들에게 비판이 가해지는 것보다 나에게 모든 비판이 쏟아졌으면 한다. 오늘 경기는 우리팀의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고, 난 팀의 얼굴이자 팀에서 유일하게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다. 난 어떤 비난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말해 팬들로부터 질책 대신 공고한 리더십을 확인받은 바 있다.

    다른 네티즌도 “이번 패배는 100% 감독 문제”라며 “용병술 0점, 전략 0점, 선수발굴능력 0점, 해외파 의존도 100점 그리고 자기반성 0점”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다른 네티즌도 “히딩크를 다시 데려올 때가 됐다. 국내 축구의 학연‧지연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그 방법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뜻밖의 승리를 안은 중국 네티즌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중국 축구의 터닝포인트가 될 경기였다” “중국팀이 너무 자랑스럽다, 중국이 피파 월드컵에서 승리할 때도 이렇게 즐거울 수 있을까!”라는 등 자국 선수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그 와중에도 허 감독을 걱정하는 중국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허 감독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 됐다”며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