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만나고 수정안도 성공시켜라"

국가원로들은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데 공통된 의견을 밝히면서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데 주력할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원로회의는 오찬을 겸해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은 원로회의 위원들의 의견을 주로 경청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원로들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는 "수도분할은 국익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정부가 지금 뒤늦게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수고를 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국가에 큰 플러스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조순 전 경제기획원 장관도 "수도를 분할하는 원안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며 "(수정안 추진을) 성공리에 착수하시고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선거기간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종시 논란이) 감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적 이해를 구하기 위한 제언도 이어졌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께서 생각이 다른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시는 게 좋겠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한번 만나시는 게 좋겠다"면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해서 후세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충청의 '충(忠)' 자는 풀어서 보면 중심이라는 한자가 된다"며 "그래서 이번 수정안을 통해서 세종시가 중심이 된다고 하는 그런 자부심을 갖도록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충청민심을 다독일 방안을 제시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 "본질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더 낫게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절차와 순서에 있어서의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고 그것을 조금 바꿔본다면 가능할 것"이라며 "충청도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상훈 재향군인회 회장은 "대전에 갔더니 '지금 이렇게 한다고 하고 나중에 또 바꾸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거 어떻게 믿겠느냐'고 하더라"고 소개하면서 "이런 걱정들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국가를 이끌려면 계속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종시 문제를 확대시켜서 국정 전반의 문제로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세종시 문제 이외에도 백선엽 성우회 회장은 "올해가 6.25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참전용사들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분들에 대한 선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철승 헌정회 회장은 "피로 지킨 역사,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건국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 분들을 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