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2조8159억 규모의 2010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31일 오후 8시15분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상정, 토론을 거쳐 25분여가 지난 오후 8시40분께 표결에 부쳐 재석 177인 중 찬성 174인 반대 2인 기권 1인으로 가결을 처리했다. 이와 함께 부가가치세법, 개별소비세법 등 9개의 예산 부수법안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원 대부분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의장석 주변을 에워싸고 “예산안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다 일제히 퇴장했다.

    김 의장은 “오늘 예산안과 에산 부수법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예산안 직권상정이 부득이했음을 강조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예산안을 심의 의결해 주신데 대해 정부를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며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언론에서 지적한 부분도 유념해 단 한 푼의 예산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 하겠다”며 “새해예산안 의결이 많이 늦어졌지만 정부는 의결해주신 예산안이 조속히 집행되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총지출(세출예산+기금) 기준 새해예산안은 정부 원안인 291조7804억원 대비 1조355억원을 순증액한 292조8159억원으로 확정했다. 세출예산은 당초안 202조8196억원에서 2조5116억원 순증된 205조3312억원으로, 기금은 당초안 88조9608억원에서 1조4761억원 순감된 87조4847억원이다. 이에 따라 총지출 기준 전체 증액 규모는 4조2397억원, 감액은 3조243억원이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4대강 사업예산과 관련해선 총 4250억원을 삭감했다. 국토해양부 소관 예산 3조5000억원에서 2800억원을 삭감하고, 수자원공사 이자보전금 800억원에서 100억원을 깎았다. 또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각각 650억원, 700억원을 삭감했다.

    4대강 예산 삭감분 중 18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 축소에, 나머지 2450억원은 4대강이 아닌 소하천 및 지방하천 정비에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나머지 주요 감액분은 기준환율 조정에 따른 외화예산 삭감, 예비비 감액, 공공자금관리기금의 국공채 인수규모 축소 및 국채이자 감액 등이다.

    주요 증액 내역은 긴급복지, 노인 일자리 창출, 대학생학자금 융자, 노인틀니 지원, 지방교부금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액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과 국제대회 지원확대 등이다. 이와 함께 관리대상수지 적자는 당초 32조원에서 30조1000억원으로 줄이고, 일반회계 국채발행 규모도 30조9000억원에서 29조3000억원으로 감소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