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30일 오후 4시7분에, 지식인 출신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대표 김흥광) 사이트에 세계적인 특종기사가 실렸다. 

    <북한에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화폐교환을 단행했다. 11월30일 NK지식인연대에 통신원이 전해 온 데 의하면 북한에서 오늘 12시부터 화폐교환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이 바꿀 수 있는 화폐액은 일정량으로 한정되며 화폐는 100 대 1로 평가 절하된다고 하며, 개인이 바꿀 수 있는 화폐액을 10만 원으로 한정하고 그 외 보유 화폐는 무효로 한다고 한다>

    그 한 시간 뒤, 이번엔 북한소식 전문 매체 데일리 엔케이가 중국 선양 특파원발 기사로 좀 더 구체적인 보도를 하였다.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11월30일 오후2시부터 화폐 교환을 실시했다고 전해왔다. 평양 거주자는 오전 11시부터 교환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닷컴은 데일리 엔케이의 보도를 인용, 화폐개혁 사실을 알렸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 인터넷 사이트도 비슷한 시간대에 화폐개혁 기사를 올렸다. 

    <1가구 당 10만원으로 한정된 교환 한도 때문에 부유층은 서둘러 빈곤한 가정에 현금을 나눠준 뒤 10% 가량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신권으로 교환토록 하고 있다> 
      
    폐쇄 사회인 북한에서 실시한 화폐개혁이 남한 내의 탈북자들에 의하여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된 것은 북한 사회의 변화와 탈북자들의 역할에 대하여 새로운 인식을 하게 만든 역사적 사건이었다. 탈북자 매체에서 ‘통신원’이라고 이름붙인 이들은 북한에 사는 주민이다. 이들은 중국의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다. 중국의 기지국과 가까운 韓滿(한만)접경지대에 살거나 그곳에 가서 휴대전화로 남한의 탈북자 매체에 전화를 건다.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통화를 할 때만 전화를 켜고 끝나면 꺼버린다. 

    11월30일 NK지식인연대 이세율 기자에게 특종 提報(제보)를 한 통신원은 오전 11시10분경에 “오늘 화폐개혁이 있을 것이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그가 사는 마을에선 오전 11시에 당국자가 주민들을 불러모아놓고 “화폐교환이 오늘부터 시작된다”는 통보를 하였고, 이 통신원은 그 말을 듣고 나와 바로 전화를 건 것이다. 

    컴퓨터 관련 교수 출신인 김흥광 대표는 지식인연대 사이트에 제1보를 올렸다가 곧 기사를 내리게 하고 양강도 등 몇 군데로 더 확인취재를 한 뒤 오후 4시에 다시 기사를 써 올리게 하였다.  그 다음날 필자는 청와대의 고위간부를 만났는데, 화폐개혁에 대하여 물었더니 그는 “(국정원으로부터)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하였다”고 말하였다. 國情院(국정원)은 북한의 화폐개혁이 하루가 지났는데도 이를 사실로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이 경우엔 國情院(국정원)의 人的(인적) 정보나 監聽(감청)첩보보다도 탈북자들의 수집능력이 앞섰다는 이야기이다. 이번 화폐개혁 특종사건은, 약 1만7000명의 탈북자들을 잘 이용하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