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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내 엘리베이터. 한나라당 친박계의 서울 출신 모 의원이 엘리베이터 왼편 상단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모니터의 자막뉴스 때문이었다.
이 의원이 본 뉴스의 제목은 '정세균 "정총리, 세종시 '혹세무민'"이었다. 기사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자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의 지난 12일 충청도 방문을 두고 "아무리 혹세무민하려해도 잘 안될 것"이라고 비판한 발언을 보도한 것이다. 정 대표는 정 총리가 충청도를 방문해 "세종시 완성 시점을 현행보다 10년 앞당기는 방안을 갖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큰 거짓말을 한 정권인데 (국민이) 10년 앞당긴다는 약속을 진실이라고 믿겠는가"라고 반박했다.
1층까지 내려오는 짧은 시간 동안 이 의원은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이라 세종시 수정 논란에서는 수정안보다 '원안고수'를 주장하는 야당 입장과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이 의원은 오히려 정 총리에 "혹세무민"이라고 비난한 정 대표를 비판했다. 모니터에서 눈을 뗀 이 의원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기자에게 "혹세무민이라니 참…"이라며 '기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재차 한숨을 쉰 뒤 "양쪽(세종시 수정을 추진 중인 정부,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 및 야당)다 상당한 고민 끝에 한 것일 텐데 일단 상대의 그런 고민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인 친박계 의원의 이런 발언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는 "그래야 정치권에서 토론도 되지 않겠어요?"라고 재차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