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시위자가 던진 조각상에 맞아 피를 흘리는 봉변을 당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3일 오후 6시30분께 밀라노 광장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연설한 뒤 시위자가 던진 조각상에 얼굴을 맞아 쓰러졌으며 입술과 코, 눈 아랫부분에 피를 흘리며 승용차에 급히 태워지는 모습이 국영 TV를 통해 방영됐다.
    자유국민당 소속 지지자 수천여명 앞에서 연설을 마친 총리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사인을 해주다가 군중 속에 있던 마시모 타르타글리아(42)라는 남성이 던진 두오모 성당의 모형 조각상에 맞았다.
    공격을 받은 직후 베를루스코니는 보좌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승용차 뒷좌석에 올라탔다가 "괜찮다, 괜찮다"고 말하며 다시 차 밖으로 나와 군중에게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후 인근의 산 라파엘레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응급처치와 각종 검사를 받았고 의사의 권유로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병원 대변인 파올로 클룬은 베를루스코니가 "날아온 조각상에 맞아 심각하게 멍이 들었다"며 코에 작은 골절상을 입은 것을 비롯해 치아 2개가 부러졌고 입술 안팎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총리를 공격한 직후 경찰들에 체포된 용의자 타르타글리아는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처음에는 그가 총리의 안면을 가격했다고 밝혔다가 다시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에 물건을 던졌다고 정정했다.
    타르타글리아는 범죄 전력은 없지만 지난 10년간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가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이날 폭력행위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극우파 북부동맹의 당수이자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가까운 맹방인 움베르토 보시는 "그들이 총리에게 한 짓은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고 ANSA 통신이 보도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도 정치적 반대 의사를 "책임감있는 자제력의 범위 안에서" 표현하고 "모든 충동과 폭력의 악순환을 예방하고 배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잇따른 섹스 스캔들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베를루스코니는 천문학적 규모의 위자료가 걸린 이혼소송과 탈세, 회계부정, 부패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마피아 연루설까지 나오는 등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로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