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4일 "북핵 문제 해결 없이는 남북한 협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한 '일괄타결(Grand Bargain)' 방안을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한 경제협력 확대는 동북아 지역 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지속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협력의 큰 장애 요소인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복귀해 일괄타결 방안 등 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핵 프로그램 핵심 부분을 폐기하는 동시에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본격화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한 데 이어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핵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방식의' 남북관계는 없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일괄타결 방안에 대해서도 "이미 6자회담 참여국들 간에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 정부는 6자 회담 참여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와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 <span style=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EIU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경제와 북한문제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title="▲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EIU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경제와 북한문제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EIU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경제와 북한문제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내년도 우리 경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아직도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금년 4분기에도 한국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지속해 내년에는 정상적 성장 궤도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국제유가와 기타 원자재 가격 등 세계경제 불안요인 등을 감안할 때 본격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투자 활성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지속적 기업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 등 필요 조치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조하면서 "이 시점에 우리 모두는 조급하게 출구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소위 더블딥 리세션(double-dip recession)을 경험한 역사적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 경제사정에 따라 출구전략 시기는 다를 수 있지만 사전에 합의된 일반원칙과 긴밀한 국제공조를 통해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의무감축국은 아니지만 올해 안에 자발적으로 2020년까지의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금년 말에 개최될 코펜하겐 협상 타결과 지구온난화 극복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해나갈 것"이라며 "신재생 에너지 등 신에너지원을 개발하며 에너지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스마트 그리드, 탄소포집기술 등 저탄소 기반기술 개발에도 전력을 경주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낭비하지 말자(We shoudn't waste the crisis)"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G20에 속하지 않는 많은 개도국과 신흥경제국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특히 G20이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과 무역, 금융애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 위기 이후에 세계 경제가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룩하고 세계경제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확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중반 이후에는 세계경제는 현 경제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기 이후 세계경제 관리 체제(post-crisis global economic management system)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자(We shoudn't waste the crisis)"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