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표 말이 맞습니다", "박근혜 대표와 입장이 같다고 보면 됩니다"
한나라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말이다. 세종시 수정 논란의 한 복판에 선 건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
- ▲ 정세균 민주당 대표(좌)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우). ⓒ연합뉴스
정 총리가 인사 청문회 전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운찬 vs 민주당·자유선진당' 대결로 흐르던 구도는 이제 '이명박·정운찬 vs 박근혜' 구도로 바뀌었다. 민주당은 '원안 고수'란 당론을 분명히 하고 있다. 10·28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중원을 차지하며 목소리는 더 커졌다. 당연히 이후 진행될 세종시 논란에서 정부의 대척점에는 민주당의 모습이 가장 먼저 보여야 하지만 사정은 다르다.
정부의 반대편에 제일 우뚝 선 사람은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소속의 박 전 대표다. 세종시 수정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박근혜 대표 입장과 같다고 보면 된다", "박근혜 대표 말이 맞다"고 답하고 있다.
3일 통화한 몇몇 민주당 의원도 '원안 고수'란 당론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한 의원은 "개인적 입장을 피력하거나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도시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잘 짜야 한다는 말을 한다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현재로선 당론을 따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견이 있음에도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의원도 있었지만 대부분 '원안 고수' 혹은 '원안 플러스 알파'를 주장했다. 특히 '원안 플러스 알파'를 주장한 의원들은 박 전 대표 발언을 인용해 답변했다.
당 관계자는 "지금은 박 전 대표를 도와야 한다"고도 했다.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가장 큰 명분이 "국민과의 약속"이고 박 전 대표의 목소리가 가장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라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 마땅한 스피커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