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성헌 제1사무부총장이 2일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친박계인 이 부총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직을 사퇴하며'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직 사퇴 입장을 내놨다.

    이유는 최근 불거진 세종시 논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장은 글에서 "최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우리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살펴보면 이것이 과연 집권여당의 모습인지, 공당으로서 민주주의 구현의 중심적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당직을 갖고 있는 친박계가 몇 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 부총장의 사퇴는 당 주류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여지가 크다. 이 부총장이 그간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을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그의 당직 사퇴는 최근 당 주류와 박 전 대표간 충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총장은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 중대사와 관련한 당론을 수정하거나 변경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공개적 당내 토론과 폭넓은 의견 수렴이 우선적이고 필수적"이라며 "국익을 위해,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기존 세종시 관련법을 바꿔야 한다면 누구보다 먼저 집권 여당인 우리 당에서부터 그 이유와 배경, 대안 등이 치열하게 검토되고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럼에도 세종시에 대한 우리 당의 자세와 역할은 공당으로서의 기본책무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심각한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단 한 번도 공개적 토론이 없었던 상황에서 당론 변경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떠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내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보장된 한나라당이 언제부터 또 다시 외부 손에 좌우되는 '허수아비 정당'이자, '거수기 정당'으로 전락했느냐"며 "당내 민주화를 통해 '사당'이 아닌 '공당'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던 우리 당이 왜 이토록 후진적이고 퇴행적인 모습으로 민주주의를 스스로 짓밟고 가야 하는 것인지 애통함을 금할 길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종시를 어떻게 건설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여러가지 시각과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스스로 공당이기를 포기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이처럼 파괴된다면 이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당 존립을 위해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