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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한 뒤 쓴 추모 글(5월 2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장을 발칵 뒤집었다.
안 위원장이 쓴 '저는 당신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란 제목의 추모글 중 문제가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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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병욱 위원장이 지난 5월 2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글.ⓒ오마이뉴스 캡처
"무엇이 촌로로 살아가겠다는 소박한 꿈마저 죽음으로 마감하게 했습니까. 우리나라는 한번 표적이 되면 무엇으로도 보호받지 못해 끝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란 말입니까.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어떤 치졸함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파렴치 권력사회입니까.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당신의 마지막 말씀처럼 종교적 초탈로 억울함과 분노를 삼켜야만 합니까."
"당신으로 인해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세력들의 반발은 무섭습니다. 다시 장벽을 돋우고 열린 틈을 닦달하고 칼집의 칼을 꺼내 갈고 있습니다. 광풍의 먹구름으로 짙게 내리는 어둠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미 당신은 누구보다 이를 안타까워했습니다. 또 투항을 강요당했습니다. 당신이 투항한다면 저들의 잃어버린 10년은 몇 곱절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얄팍한 속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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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이 글을 소개하며 "무섭다" "소름끼친다"고 개탄했다. 특히 "칼집의 칼을 꺼내 갈고 있습니다"란 대목을 거론하며 "누가 누구를 위해 칼을 갈고 있는지 답변하라"고 소리치는 장 의원은 질의 내내 격앙된 모습이었다.
장 의원은 먼저 안 위원장에게 "안 위원장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안 위원장이 "어쨌든 정무직 공무원"이라고 답했다. 곧바로 장 의원은 "공무원은 정치활동에 간여할 수 없는데 걱정되는 건 안 위원장의 편향적 사고와 정치활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 위원장이 쓴 노 전 대통령 추모 글을 소개했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느냐"고 묻자 안 위원장은 "내 생각을 썼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위원장 같은 분이 과거사 재단을 만들면 노 전 대통령 서거가 MB정부의 보복이라고 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시간만 허용되면 다 읽고싶다. 다 읽으면 더 소름끼친다"며 "칼을 갈아서 누구를 찌를것이냐. 이런 글을 쓰고 보수와 진보를 넘어 과거의 아픈 상처를 만져주는 진실화해위의 최고책임자라고 우리가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이 정권이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어떻게 했다는 것이냐.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노 전 대통령 서거는) 자살이다"라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이하 노무현 재단. 이사장 한명숙) 운영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장 의원은 이 부분도 문제삼았다. 지난달 23일 창립 발기인 대회를 연 노무현 재단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완벽한' 친노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장 의원은 "누가 봐도 이 멤버는 정치적 색깔이 농후하고 정치적으로 구성된 곳"이라며 "이곳에 현직 정무직 공무원은 안 위원장 한명"이라고 지적한 뒤 "그래서 안 위원장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안 위원장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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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병욱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가 된 것은 "만약 인수위 시절 거론됐던 식으로 위원회를 끌고 갔으면 지금 업적의 60%는 날라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와 "1970~80년대에 가짜 간첩을 만들어 국가가 아닌 정권의 안보를 지켰어요. 이 같은 배경 위에 세워진 보수세력은 진실화해위의 진상 규명에 터무니없는 항의를 하기도 합니다"라는 안 위원장의 발언. 장 의원은 이 발언을 소개하며 "안 위원장의 사고로 과거사위원회는 좌편향 인사만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그렇다면 위원장은 그만둬라. 정치나 재야운동을 해야지 왜 현직 정무직 공무원이 쓸데없이 보혁갈등의 중심에 서느냐"고 따졌고 안 위원장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