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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만도 ‘종이호랑이’로 보였던 중국이 오늘의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10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新)중국 60주년’기념행사에 참가하는 5000여명의 중국군인 특공대원들에게 기발한 (혹독한) 훈련방법을 쓰는 것을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보도내용은 이러했다.
훈련하는 군인들 목 옷깃에 예리한 바늘 끝을 위로 향하도록 여러 개를 꽂아, 목을 어느 쪽으로 든 조금만 움직여도 바늘 끝이 목에 찔리게 해 놓았기 때문에 항상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눈을 깜박해도 ‘죽음’이다. 특히 열병식 도중에는 최소 40초는 눈을 부릅떠 깜박이기조차 못 하도록 했다.
또 T자형 각목을 등에 묶어 상체를 각목에 고정시킨 채 자세를 교정시키기도 하고, 통일된 팔 동작을 위해 팔꿈치 부분에 굵은 철사를 끼워 고정시켜 행진시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어깨에는 동(銅) 파이프를 메고 행진하면서 오열(五列)을 정확히 맞추고, 수시로 행진을 멈추면서 그때마다 일일이 줄자를 들이대 대원들 간의 간격을 확인한다.
어떤가. 그야말로 중국 군인들의 훈련에 동원되는 방식(지옥훈련)이 어느 수준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지 않는가. 만약 대한민국에서 군사훈련 시 이 같은 짓(‘강제’)을 한다면 소위 인권위라는 데서는 ‘인권탄압 운운’하면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날 것이며, 국회 같은 데에서는 훈련지휘관을 파면시키라고 윽박지르지 않겠는가.
그러한 훈련을 통해 연마된 그들의 군기(軍氣)의 기상도(度)는 드디어 10월 1일에 있은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상공에서 벌어진 사열자태와 무인항공기, 조기경보기, 핵탑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세계적인 최첨단 무기전시회를 방불케 하였고, 일사불란한 규율을 가름할 수 있는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동작으로 초 강군(超强軍)으로서의 면모를 세계만방에 보란 듯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었다.
그렇다. 중국은 어제의 중국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군사 지옥훈련을 통해 강한 군인을 키운 덕택으로 국제 정치무대의 새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열강에 있는 나라마다 다르지 않은 강인한 군인정신을 키운 결과였다. 일본의 도쯔게키 세이싱(突擊精神)이나 독고다이 세이싱(特攻隊精神) 같은 군인정신도, 미국의 과학적인 군사훈련 방식의 모두 혹독한 훈련에서 비롯된 열매였다. 그러면 한국군의 병영(兵營)은 어떤가.
어떤 군 전역자들의 진로문제에 대한 간담회에서 들은 예기다. 군 생활의 단편적의 부정적인 일면이기는 하다. 소위 신세대 군인들의 가장 큰 불만사례에 군부대 화장실에 비대를 설치해 달라는 주된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후방 민간지역에 있는 부대 일부 병사들은 병영 내 있는 화장실을 쓰지 않고, 비대가 설치돼 있는 민간인 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또 어느 병사는 권력층 아들이 소속된 부대에 근무하는 덕택에 편안한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또 잠옷 바람으로 내무반 밖을 나다니던 부하 병사를 꾸짖었던 중대장이 타부대로 쫓겨났다는 뒷말도 흘러 나왔다. 권력자의 아들은 아예 신병훈련소에서조차 훈련을 받지 않고 본부 사무실에서 훈련기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정 병사가 있는 내무반에 별자리까지 시도 때도 없이(문안?) 찾아오는 바람에 주변 병사들이 곤욕을 치뤘다는 실소도 있었다.
중국은 지금 종이 호랑이 소리를 듣던 시절은 까마득히 지나가고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초강대국 대열에 선큼 올라섰다. 군사력뿐만 아니라 특히 1978년의 개혁․개방 이래 추구해온 성장정책의 주효로 경제대국 지위를 확고히 했다. 방대한 국토와 인구를 보유한 거대국가로서 무엇보다 국가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고, 이에 부응하느라고 평소 훈련을 통한 강군을 길러낸 특유의 저력덕분으로 볼 수 있다.
세계국가 중 위대한 리더십의 성공 대통령으로 꼽히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의 꿈을 이룬 것은 자신의 신체와 정신의 강인한 훈련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가 1912년 독자적인 볼 무스(Bull Moose 숫사슴)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운동 때 일이다. 유세도중 정신이상자의 총격을 당했다. 총탄은 그의 가슴을 겨났는데 뚫지 못했다. 그것은 그의 가슴이 놀랄 정도로 발달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총알이 가슴의 육중한 근육에 박혀 폐를 관통하지 못했다는 의사의 진단이었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한 소위 지옥훈련으로 단련시켰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이 술에 물탄 듯 담력이 없자 “대통령 할 사람은 먼저 육군사관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