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컴백과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당의 10·28 경기도 수원 장안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요구를 뿌리치고 자신의 측근 이찬열 지역위원장을 공천했으니 선거결과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 ▲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30일 서울 견지동 민주당 종로사무실에서 열린 종로지역위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며 박수받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30일 서울 견지동 민주당 종로사무실에서 열린 종로지역위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며 박수받고 있다. ⓒ연합뉴스

    당 내부에선 손 전 대표에게 불만이 적지않다. 그의 불출마로 당초 계획했던 재보선 전략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위기상황에서 당의 'SOS'신호를 뿌리친 데 대한 비판 목소리는 작지않다. 당 관계자는 "이번엔 손학규에게 실망했다. 본인은 정치적 입지를 굳힐 지 모르나 당으로선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더구나 한나라당이 박찬숙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대항마로 장상 최고위원을 내세우려 했던 당 지도부의 계획을 손 전 대표가 직접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에선 '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크다. 이런 탓에 손 전 대표도 수원 장안 선거에 올인할 계획이다. 선거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미래도 결정할 수 있어 이런 선택은 불가피하게 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30일 수원 장안 공천자로 이 위원장을 발표하면서 "수원 장안 재선거는 손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면서 선거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선거를 사실상 손 전 대표에게 맡긴 셈이다.

    공천이 확정되자 손 전 대표도 1년여 춘천 '칩거'를 끝내고 곧바로 상경했다.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 서울 종로에서 당원 보고대회를 열고 "수원에서 이 위원장을 당선시킨 뒤 돌아오겠다"며 자신의 컴백을 알렸다. 이 행사뒤 바로 수원으로 달려갔고 선거기간 내내 장안에서 머무를 계획이다. 이미 거처도 마련했다.

    손 전 대표의 이런 선택은 위험부담도 크다. 상대후보인 박 전 의원은 인지도가 높다. 한나라당에선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이상 앞서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를 봐 찍어달라'는 손 전 대표 선거전략이 통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전략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대중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의 경우에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가 성공한다면 정치적으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겠지만 실패할 때 입을 타격도 적지않다. 당 관계자는 이런 손 전 대표의 행보를 "박근혜 전 대표를 벤치마킹 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