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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세종시 문제를 두고 곳곳에서 이견을 표출하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원안처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을 공론화 시킨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태도에 반색하는 게 전체적인 한나라당 분위기라는 얘기도 들린다.
먼저 한나라당 지도부는 9부2처2청을 이전한다는 원안이 당론인 만큼, 원안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정몽준 대표는 23일 K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론은 원안대로 처리하는 것”이라며 “세종시 문제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야당과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우리는 지금까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수없이 해왔다”며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세종시 원안 추진도 역시 9부2처2청이 모두 세종시로 가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세종시 원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정 총리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총리는 대통령 보좌기능을 하는 직책으로, 대통령의 뜻과 다른 행정을 펼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정 총리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세종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수정이불가피하다는 소신을 지키며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발언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도 그는 “사과하고 취소할 용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차명진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은 “세종시의 자족성 강화 방안을 고민하면서 행정낭비, 안보공백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 후보자에 힘을 실었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충청민심의 이반을 우려해 세종시 원안추진을 주장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세종시를 반대했던 이들 입장에선 정 총리의 소신발언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세종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대부분이 공감하는 사안”이라며 “정운찬 총리후보자의 발언으로 세종시 원안 변경 문제가 새삼 이슈가 된 것은, 좀 심하게 말하면 손 안대고 코푼 격 아니냐”고 했다. 그는 “세종시의 원안을 수정하는 게 힘들 수도 있지만, 여러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