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8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 고비를 넘겼다.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4일 5시간의 회의 끝에 양산 후보자로 박 전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박 전 대표와 김양수 예비후보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큰 우열을 가릴 수 없어 당 공헌도와 그간 김 예비후보자가 조그만한 무리를 일으킨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박 전 대표를 후보자로 확정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 승인절차가 남았지만 요식절차에 불과해 사실상 박 전 대표의 공천은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최고위원들이 반대해도 공심위가 박 전 대표로 재의결할 경우 최종 확정은 공심위 결정에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공심위원 전원이 박 전 대표 공천에 이견이 없었다는 게 장 사무총장의 설명이라 박 전 대표 공천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

    이번 공천의 최우선 기준이 된 '당선 가능성'에서 박 전 대표와 김 예비후보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공심위는 당 부설인 여의도연구소와 상위 10위권 내의 여론조사 기관 2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장 사무총장은 이 결과 "박 전 대표가 앞서는 곳도 있고 김 예비후보가 앞서는 곳도 있지만 결과는 오차범위 내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전직 당대표란 프리미엄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 사무총장이 '당 공헌도'를 공천결정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도 박 전 대표가 원외대표란 한계 속에서 1년 2개월간 당 화합에 주력하며 원만히 당 운영을 한 것에 가산점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김 예비후보가 공심위와 갈등을 빚고 감정대립을 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대리면접과 공심위의 여론조사를 두고 김 예비후보는 공심위와 정면충돌했고 결국 공심위가 김 예비후보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는데 그가 보낸 '사과문'에 대해 공심위원들 모두가 "모욕감을 갖고 있다"는 게 장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김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시사한 바 있고 법적으로도 그의 출마가 문제가 없어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