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BC ⓒ 뉴데일리
    ▲ MBC ⓒ 뉴데일리

    “공은 이제 MBC 엄기영 사장에게 넘어가 있다. MBC를 개혁하겠다는 진정성과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제시한다면 엄 사장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방송문회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은 9일 MBC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오후 2시에 열릴 이사회에서다. 이 회의엔 엄기영 MBC 사장이 참석한다. 최종 판단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 MBC를 개혁할 최종안과 그를 이행할 일정표가 엄 사장의 가방에 담길 것이다.
    가방엔 무엇이 담기고 어떤 결론이 내려질까?
    일단은 엄 사장에게 기회를 준다는 분위기다. 엄 사장이 제시할 최종안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엄 사장이 저극적인 개선 방안과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것이 방문진 이사들의 분위기다.
    엄 사장의 카드는 크게는 경영 개선과 공정방송을 위한 노력 두 가지다.

    경영부터 보자. 방문진 이사들은 대부분 “현재의 MBC 경영 상태는 일반 기업이면 이미 몇 년 전에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MBC가 외부 컨설팅회사에 의뢰해 보고받은 경영평가보고서를 보자. 2005년부터 5년동안 평균 마이너스 1.4%의 성장을 했다. 그런데 간부비율은 갈수록 늘었다. 차장 이상 간부비율이 2007년엔 68%, 2008년엔 72%다. 방송산업 회사들의 인건비 비중은 평균 8~9%. 조금 많다는 SBS가 11%다. 그런데 MBC는 16~17%다. 평균의 2배 수준이다. 더 이상은 출구가 없다.

    생산품인 보도와 문화는? 이 역시 ‘심각하다’는 것이 방문진의 입장이다. 최홍재 방문진 이사는 MBC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깜짝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100분 토론’이며 ‘광우병 PD수첩’ 문제는 계속 번복과 무응답의 일관이었단다. 최 이사는 “이 부분은 꼭 진실을 밝힌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다행인 것은 엄기영 사장이 MBC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외부 비판을 겸호히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경영 합리화와 함께 노영(勞營) 방송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조의 편집권 침해가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  조직을 개선하겠다고 엄 사장이 약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MBC는 내일 그간의 성적에 대한 최종평가를 받는다. 방문진은 엄 사장이 마지막 내밀 약속을 주시하고 있다. 한 이사는 “원론적인 약속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약속과 정확한 이행 시간표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