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글의 왕인 사자가 호랑이에 비해 힘이 좀 셀지 모르지만 똑똑하기로 따지면 호랑이가 한 수 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옥스퍼드대학의 동물학 연구팀이 호랑이, 사자, 표범, 재규어의 두개골 용적을 비교한 결과 호랑이가 사자, 표범, 재규어에 비해 16%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각국의 박물관에 있는 사자 370마리, 호랑이 225마리, 재규어 32마리, 표범 42마리의 두개골을 조사한뒤 몸집이 비슷한 것끼리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두개골의 크기는 지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동안 사자 같은 사회적 동물들은 혼자 생활하는 호랑이 보다 더 큰 뇌를 가진 것으로 여겨져왔다. 집단 내에서 복잡한 사회적 생활을 해나가는데 `머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사결과 발리섬 작은 암컷 호랑이가 남아프리카의 커다란 수컷 사자와 비슷한 크기의 두개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자, 표범, 재규어의 경우 거의 동일한 크기의 두개골을 갖고 있었다.

    이들 4종류의 동물이 370만년전에 같은 고양이과 조상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호랑이의 두개골은 유독 두드러진 점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노비 야마구치 박사는"사자와 호랑이를 비교해 보면 사자가 호랑이 보다 두개골의 최대 길이(앞뒤 길이)가 더 길지만 두개골의 최대 폭과 길이를 감안한 용적은 호랑이가 사자 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호랑이가 왜 그렇게 큰 두개골을 필요로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호랑이의 어떤 지적 능력이 사자 보다 우수한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야마구치 박사는 "두개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자가 먹이사슬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집단을 지어 생활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반면 호랑이는 혼자서 생활할 만한 지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