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탈당선언…선진당"신경 안쓴다"

자유선진당의 창당 주역인 심대평 대표가 30일 전격 '탈당'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회창 총재와 당을 같이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면서 자유선진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이회창 총재에게 신의를 지킬 만큼 지켰다"면서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으로, 당의 지지율이 2%대에 머물러있음에도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는 구태적 사고에 함몰돼서는 당의 미래에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경고하고자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심 대표는 이회창 총재를 겨냥한 듯 "일인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큰 변화를 주도하고자 했으나 더 이상 함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심 대표는 "개인의 사당화, 구태의연한 정치로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민정당이 될 수 없다"며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선진당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내다봤다.

심 대표는 "논란이 됐던 국무총리 제의에 대해 제 자신이 수락할 수 없는 상황임을 말씀드린다"며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심 대표는  "(선진당이)정치공작을 위해 총리를 미끼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나를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중심 세력'으로 매도하는, 편협한 사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저에 대한 매도는 당 내에서는 감내할 수 있었으나 비공개 의원총회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상황은 나를 좌절케 했고 총리직을 더 이상 폄하시킬 수 없었다"고 밝혀, 자신의 총리 취임을 강하게 반대해온 당내 일각의 움직임이 이번 탈당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심 대표의 탈당 발언과 관련 "창당을 하고, 당의 대표까지 맡은 분이 소속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입각하겠다는 것도 충격적"이라면서 "(심 대표의 탈당이)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고 밝혀 심 대표의 탈당 여부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