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진현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 한 국장은 '스마트 그리드 전도사'로 불린다. ⓒ 뉴데일리
    ▲ 한진현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 한 국장은 '스마트 그리드 전도사'로 불린다. ⓒ 뉴데일리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우리가 그 길을 만들어 볼 만 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한진현 에너지산업정책관의 말이다. 한 국장은 지난 9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개최된 G8 확대정상회의 기후변화주요국회의(MEF)에서 우리나라가 스마트 그리드 분야 선도국으로 선정되기까지 과정에서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단순한 전력망 개선 의미를 넘어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공급, 전기차 등 광범위한 연계사업을 통해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제19차 라디오 및 인터넷 연설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환기술 분야에서, 스마트 그리드 분야 선도국가로 선정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 기대가 매우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정부차원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과제로 시행하고 있고 이것을 세계 모든 나라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그리드 분야 선도국가 선정'이 갖는 의미는 뭘까. 한 국장은 2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 △ 중장기적 국익 증대 △ 녹색기술력 인정 등 세가지 관점에서 설명했다.

    한 국장은 "먼저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선제 대응하는 국가적 이미지가 구축된 것"이라며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큰 화두를 세계에 던지며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의미로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글로벌 입지가 강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유치, 수출입지가 확보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한국이 꾸준히 개발해온 이 분야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도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한 국장은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이 대통령 방미 당시 지경부와 미국 에너지부는 에너지 분야 협력에 관한 의향서(SOI)에 서명했다. 스마트 그리드 분야 협력이 주 내용이다. 양국은 현재 앞서 있는 미국 기술력과 검증된 한국 사업력간의 결합에 기대를 나타냈다.

    스마트 그리드 선도국으로서 정부는 세계 최초로 국가단위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실현하기 위해 11월까지 최종 로드맵을 확정, 전세계를 대상으로 보고하게 된다. 한 국장은 "정책 및 제도 분야·연구개발(R&D) 분야·표준화 분야·개발도상국 지원 등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11월 15일까지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말 기존 지경부 산하 전력IT사업단이 확대 개편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이 실무를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스마트 그리드 전도사'로 불리는 한 국장은 "금년 말까지 제주 실증단지 설계를 완료하고 문제점과 보완 내용을 점검한 뒤 내년에는 스마트 그리드 관련 법안을 만들어야 효율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그리드 산업을 '코끼리'에 비유했다. 스마트 그리드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사회적 이해부족을 향한 아쉬움의 표현이다. "아직 어느 누구도 코끼리를 제대로 그리고 있지 못합니다. 비단 전력 회사만 관련된 게 아니라 통신·자동차·IT·에너지 등 여러 방면 산업과 연계됩니다. 이 때문에 각 산업분야에서 바라보는 스마트 그리드가 무엇인지 따져 이를 묶어내면 커다란 코끼리가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