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5일 유튜브(YouTube)의 수많은 채널 중 하나인 참깨방송(www.youtube.com/coreano1004)이 사고를 쳤다. 이날 오후 5시경 한국 유튜브에 등록된 채널 가운데 ‘오늘 많이 본 동영상 1위’를 기록한 것.

  • ▲ 김종환씨. ⓒ 뉴데일리
    ▲ 김종환씨. ⓒ 뉴데일리

    참깨방송은 이날 오후 7시25분 현재 조회 수 3만 5936회로 당당히 1등에 올랐다. 3만 3194회와 2만 1581회로 2-3위를 기록한 동영상은 모두 연예계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 TV화면을 캡처한 오락물이었다.

    참깨방송에 1위를 안겨준 것은 전날 새벽의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불법 설치돼 여론의 지탄을 받아오던 노무현 빈소를 국민행동본부 등 애국단체 회원들이 기습 철거하는 장면을 특종 보도한 뉴스 동영상이었다.

    젊은 층들의 전유물인 유튜브에서 시사성 있는 뉴스가 1위를 한 것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다. 이런 ‘사고’를 친 사람은 누굴까? 내년이면 기자생활 30년을 맞는 김종환씨였다.

    미국 미주리대 언론학 석사인 그는 1980년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인에 입문해 시사저널 창간멤버, 부산매일신문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다. 1997년 워싱턴 특파원을 마감한 뒤 교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신문을 발행하며 2004년까지 머물다 귀국했다.

    김씨가 ‘한상신문’이란 제호의 신문을 펴낼 때 일화가 재미있다.

    김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첫 방미에 맞춰 특집기사를 실었다. 내용은 제목만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성공한 간첩, 실패한 대통령’이 그 제목이다. 김씨는 이 신문을 5만부 찍어 차로 미국 전국을 돌며 뿌리고 다녔다. 

  • ▲ 김종환씨가 촬영해 조회수 1위를 기록한 노무현 불법 빈소 철거 모습. ⓒ 뉴데일리
    ▲ 김종환씨가 촬영해 조회수 1위를 기록한 노무현 불법 빈소 철거 모습. ⓒ 뉴데일리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사설 제목은 '대통령은 김정일이 남파한 지도원인가'였다.

    노무현 탄핵정국 때인 2004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본격 아스팔트 우파로 나섰다. 광복회 문화부장도 지내고 보수 시국집회 때는 빠짐없이 참석해 애국가 선창도 하고 연설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부터 참깨방송을 시작했다.

    출범 초기에는 가곡과 대중가요, 기타-색소폰 동호회 스트리트 콘서트 등 음악 동영상을 주로 제작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국회난동과 북한의 도발위협 등으로 법치와 안보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프로그램을 확 바꿨다.

    MBC, KBS, SBS 등 기존 방송사에서 한결 같이 외면해 온 김동길 교수와 조갑제 대표 등 보수진영 인사들의 강연과 애국 집회를 중점 제작했다.

    세종연구소를 비롯한 각종 연구소-학술단체의 안보-법치 토론 세미나를 몽땅 담는다. 노무현 사망 등 대형뉴스 바람을 타고 요즘은 인기방송이 됐다.

    김씨는 “공영방송이 외면하는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한다는 것이 참깨방송의 편집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파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라도 마다않고 달려간다. 그리고 가감 없이 현장 그대로를 담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아나운서 멘트도 가위질도 없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이유로 등한시해온 법질서 회복에 시급히 나서야 합니다. 행정부나 여당에 포진한 친북좌익 세력을 과감히 축출하고 대한민국을 망치려고 작심하고 달려드는 무리들을 격멸해야 합니다.”

    김씨는 이런 급박함이 자신을 현장에 서게 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참깨가 무슨 뜻일까? 세 가지 뜻이란다. “열려라, 참깨!”처럼 닫힌 세상을 여는 암호, 거대한 방송카메라 군단에 홀로 맞서는 깨알만한 캠코더 용사, 그리고 '참을 깨닫는다' 등 세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