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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에서 27일(한국시각)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장면을 지켜본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로써 세계가 조선왕조 유산의 우수성을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 1995년 종묘를 필두로 1997년 창덕궁, 그리고 이번에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에 잇따라 등재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제례 공간(종묘)과 왕실 생활문화 공간(창덕궁), 사후세계 공간(조선왕릉)이 완벽하게 세트를 이루어 세계유산이 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청장은 "세계유산이란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만큼, 이번 등재로 인해 앞으로 우리가 더욱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가 커지게 됐다"면서 "이제 우리도 세계유산을 9곳이나 갖게 된 만큼 그 보존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네스코가 조선왕릉을 높이 평가한 이유로 세 가지를 거론했다.
첫째, 조선왕릉은 유교적, 풍수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양식을 지닌 점, 둘째, 조선왕조 초기부터 현재까지 왕릉에서 행해지는 제례 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온 점, 그리그 세번째로 조선왕릉 전체가 정부에 의해 통합적으로 보존관리되는 점이라고 이 청장은 말했다.
조선왕릉의 등재가 가져올 효과로 이 청장은 "기존에 등재된 종묘, 창덕궁 등과 더불어 조선왕조 문화유산에 대한 시너지 효과로 조선의 궁궐과 왕릉에 대한 관광산업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컨대 지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후 제주도의 관광객이 20% 늘었으며, 외국에서는 베트남 하롱베이가 1996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이전 연간 관광객 23만6천명이었다가 10년만인 2005년 6.4배인 150만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움직임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 청장은 "한국의 역사마을, 즉,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올해 1월 유네스코에 제출했으며, 이번 가을에 유네스코 전문가의 현지실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내년 이에 대한 등재 심사를 앞두고 정부는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독일의 '엘베 계곡'이 무분별한 개발이 문제가 되어 세계문화유산에서 삭제된 사실을 상기하면서 "우리도 세계유산이라고 안주하다간 엘베 계곡의 운명을 만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조선왕릉만 해도 능묘 제도 복원 사업 기본계획을 토대로 복원정비를 추진하고, 능역 안에 들어선 태릉선수촌이나 군사시설은 유네스코에 약속한 시점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비야=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