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1990년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금융 시스템을 재정비해 급속히 성장한 한국식 성장모델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크루거 교수는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은행 개발경제회의(ABCDE)의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60년대에 한국과 인도가 비슷했으나 한국은 급속한 성장을 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고 인도는 더딘 성장을 계속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한국식과 인도식 성장 중에 선택을 하라면 한국식 모델을 택할 것"이라며 "한국식 모델은 급속한 경제 발전 와중에 금융위기를 겪고서 금융시스템 등이 정비되면서 재도약을 했지만 인도는 뚜렷한 위기를 겪지 않아 여전히 더딘 성장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했다고 들었다"며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된다면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거 교수는 미국경제학회 명예연구위원, 계량경제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세계경제 개발을 위한 스탠퍼드센터 설립 이사와 세계은행 경제연구 부총재를 역임했다.

    그는 이번 세계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선 금융기관 규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거 교수는 "앞으로 다시는 금융위기가 없으리라 생각하면 너무 낙관적이며 이제는 금융기관 규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하지만 규제를 잘못하면 더딘 성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제도로부터 최대한 많은 걸 취하되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자유무역을 적극 강조하는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면서 "글로벌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세계 각국이 다자간 개방형 무역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기에 대해 "정확히 언제냐는 시점은 불확실성이 존재해 말하기 힘들다"며 "지금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괜찮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어떻게 할지는 정확하게 얘기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전망에 대해 "총수요를 늘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재무제표상 소비자의 소득이 약화된 것보다 더 클 것"이라며 "총수요가 늘면서 하반기 경제도 긍정적으로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