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한약입니다."(영화배우 김부선, 6월19일 '생방송 오늘아침')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을 돌릴 것이라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6월18일 밤 '100분 토론')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왜곡·과장 방송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BC가 최근에 방송한 내용을 놓고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 MBC '경영진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한약" 7분간 단독 인터뷰

    지난 19일 아침 MBC '생방송 오늘아침'에선 대마초 흡연 경력자로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해온 배우 김부선씨가 "자연식품인 풀 좀 뜯어 피우는 게 대수로운 일인가. 우울증 치료제로 국가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마초는 정치적으로 이용돼 왔다"며 "정국이 시끄러울 때마다 국민 여론 호도용으로 연예인 마약사건을 만들어 국민에게 던져준다"는 주장까지 했다. 사전 녹화된 김씨의 인터뷰는 이날 7분여간 방송됐지만 김씨 주장에 반대하는 다른 주장은 제시되지 않았다. 진행자들이 나서서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대마초는 현행법상 불법"이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18일 밤 '민주주의, 위기인가'를 주제로 열린 MBC '100분 토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을 돌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게 민주주의에서 여론이다. 이것도 무시하려면 무시하라"는 발언이 방송됐다.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마지막 발언은 전달하기가 적절치 않아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생방송' 전파를 탄 뒤였다.

    이들 내용이 방송된 이후 시청자 게시판은 각종 의견으로 들끓었다. 이모씨는 '생방송 오늘아침' 시청자 게시판에 "대마초를 피우면 잠도 잘 오고 식욕도 촉진된다는 것을 말이라고 하느냐"며 "MBC가 정부에 어떤 입장인지는 알지만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느냐"고 말했다.

    MBC 둘러싸고 끊이지 않는 논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MBC의 점검기능(게이트 키핑·gate keeping)에 대해 근본적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MBC의 한 국장급 PD는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이 논란을 일으킨 이후 점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윤리강령을 만들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수백만 명이 보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방송 오늘아침'의 김 모 담당 PD는 "대마초 비(非)범죄화에 대한 김씨의 주장은 처음 나온 것도 아니고, 최근 시국과 연예인들의 구속을 연결시키는 의견이 있어 섭외를 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책임 PD까지 사전에 시사(試寫)를 하고 조율을 통해 방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MBC 경영진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MBC는 노조가 경영과 방송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반면, 자신들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선 관대한 편"이라며 "노조가 힘을 쓰면 경영진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8일 검찰의 PD수첩 수사 결과 발표 이후, MBC에 대해 '경영진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22일부터 MBC 앞에서는 'PD수첩 제작진 및 경영진 총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예고돼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경영진 문책과 재허가 취소까지 주장하고 있다. 방송개혁시민연대 임헌조 공동대표는 "MBC가 한번 허가받은 이상 공중파 방송을 영원히 독점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릇된 것"이라며 "사회 전체의 공익을 보호하기 위해 MBC의 (공중파) 방송사업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