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노제가 열리던 지난달 29일 서울광장 맞은편 덕수궁쪽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며 "상서로운 현상으로 님(노 전 대통령)은 신화와 전설이 됐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또 이들은 봉하마을에 흰색 비둘기가 나타났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노무현 신격화'가 시작된 것 같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홈피 '사람사는 세상'에 올라온 29일 덕수궁쪽 하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빌딩 위에 부옇게 보이는 구름을 구도자가 열반할 때 나타나는 무지개라고 주장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홈피 '사람사는 세상'에 올라온 29일 덕수궁쪽 하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빌딩 위에 부옇게 보이는 구름을 구도자가 열반할 때 나타나는 무지개라고 주장했다.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네티즌 '도깨비'는 "티벳사자의 서라는 책에보면 이런 오색채운은 바른 수행을 한 구도자가 열반에 들 때 나타나는 상서로운 현상이라고 한다. 또 성철스님 다비식 때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 화장하는 날 나타났으니 똑같은 경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분은 정치를 하시기에는 너무나 '깨끗한 당신'이었는지 모른다"며 "우리 세대는 위인을 오랫동안 가져보지 못했지 않느냐, 이 다음에 손주 손녀가 생기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 옛날 얘기하듯 들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무지개라고 하는데 이것은 오색채운이다. 오색채운은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에 생기는 5가지 빛깔의 구름"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 글에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댓글을 통해 "오색채운, 노 전 대통령처럼 아름답다" "눈물난다" "비가 안왔는데 어떻게 저런게 뜨는지··· 영면을 바란다"는 등의 감동을 표현했다.

    또 일부 지지자들은 "님은 신화와 전설이 됐다" "영원한 지도자가 됐다"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절절한 충섬심을 과시했다. 아이디 '까레닌'은 "노 전 대통령이 오색채운으로 나타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기적이다"고 말했고 '또뵐수있기를'은 "그 분은 땅을 딛고 계셨지만 뜻은 하늘에 있는, 영혼이 맑은 분이 아니었을까?"라고 존경심을 표시했다.

    네티즌 중에서는 "봉하마을에도 비둘기가 날아와 10분간 돌다가 날아갔다고 하던데 하늘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나 보다"(jin) "노 전 대통령은 역사에길이 남으실 훌륭한 분이라는 걸 하늘에서도 다 알고 있다"(니나니나)는 희한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노 전 대통령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아주 큰 대신이다. 부엉이바위에서 떨어질 때 하늘과 이 땅의 많은 신장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혼을 보호했을 것이다"(청풍) "노 전 대통령은 보현 보살님 궁에 있던 대 보살님이었다. 지금은 본 고향인 그 쪽에 계신다고 한다"(오리시스) "노 전 대통령은 신의 뜻으로 대통령이 되신 분이다"(화폐개혁)는 등 노 전 대통령을 신흥종교 수장처럼 여기는 발언을 쏟아냈다.

    친노 네티즌들은 이 '무지개'를 본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짓을 웃기게 생각하는 네티즌도 많아 "이제는 노사모가 이런 혼란의 틈을 이용해 별짓을 다하는 구나"(디도라보지마) "이제 신화 전설 만들기가 완성됐다"(홍동지)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또 "뜨거운 날씨에 많은 사람이 운집하면 그로 인한 수증기가 햇볕을 반사해서 생기는 현상"('바람돌이')이라고 설명하는 글도 있다.

    또 29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운구차가 떠날 때 흰색 비둘기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이는 데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하늘이 내리신 분"(nAbi) "하늘이 선택한 큰 인물이었다"(벼락맞은천사) "극락에 간 징조라고 본다"(xodid)며 칭송의 헌사를 바치고 있다.

    한 인터넷사이트는 심지어 봉하마을에 가물치가 나타났고 흰나비가 출몰했다며 이를 노 전 대통령과 연결시켰다. "29일 봉하마을 옆 개천에서 70cm짜리 초대형 가물치가 출몰했고 27일에는 봉하마을 빈소 영정사진에 흰나비 한마리가 머물다 날아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