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2일 "지금 한나라당은 많은 의석 때문에 국민을 잊어버리고 오직 내부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에만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에서 4.29보선 참패 후 수습책을 두고 또 다시 친이-친박 갈등 불거지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당 5역회의에서 "다른 정당 집안 사정에 대해 밖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지만 한나라당은 집권당이고 정국에 주도적 영향력을 미치는 정당인 여당이라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의 말처럼 다른 정당의 내부사정을 직설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총재는 "나는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172석을 얻어 거여가 된 후에 많은 의석이 오히려 한나라당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정부가 성급하게 내놓는 정책과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정책, 예컨대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변경안 같은 것은 여당 내에서 충분히 걸러지지 않고 밀어붙이기로 추진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은 국민으로부터 큰 의석을 받은 여당으로서 그만큼 국민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며 "책임을 잊으면 가차없는 국민 심판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아라"고 경고했다.

    이보다 앞선 9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남의 당 일이라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정부·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라며 "한나라당이나 정부를 보면 국정 쇄신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국정쇄신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자리 나눠 먹기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