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조기 전당대회 개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계파별로 이견은 물론 당 지도부조차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개최'여부를 떠나 이 문제가 당 내홍을 더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친이계 중에서도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의원 모임 '함께 내일로'는 13일 소속 의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당 쇄신 첫 단추가 '조기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입장을 지도부에 전달하고 18일 이 문제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하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모임 공동대표 심재철 의원은 "소속 의원 10분의 1 이상 동의로 의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조기 전대에 대한 의원들간 격의없는 토론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곧 의총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기 전대 개최 요구 배경에 대해 심 의원은 "재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 차원이 아니라 당의 진정한 쇄신과 통합을 위해 지도부가 스스로 희생하는 결단을 보여주길 요망하는 것이며, 당의 비정상적 구조와 정치공세를 혁파하고 정상적 경쟁구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정치적 여력과 정국 주도력의 힘이 있을 때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심 의원을 비롯, 강성천 권택기 김소남 김재경 안효대 이애주 조문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박희태 대표는 물론, 중진 의원들은 조기 전대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조기 전당대회 얘기가 있고 현 지도부를 사퇴하라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동의하진 않는다"고 했다. 해법은 달랐지만 이경재 의원 역시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데 나는 박 대표가 당 화합을 위해, 또 지난 번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 진영도 조기 전당대회에 부정적이라 이 불씨가 언제까지 지펴질 수 있을지 회의론이 더 큰 게 현재 당의 대체적 분위기다. 이런 회의론이 큰 것은 재보선 참패 뒤 나온 '대안부재' 때문. 조기 전대 개최를 물으면 당내에선 여전히 "그러면 박 대표 말고 대표를 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반문이 먼저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