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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간 대질신문이 무산된 것을 두고 노 전 대통령측이 "박 회장도 대질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검찰과 박 회장 변호인 측은 바로 "그런 말 한적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검찰은 1일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과의 대질을 거부했다"며 "대질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 회장도 대질을 원하지 않았었다"고 반박해 논란이 시작됐다.
문 전 실장은 "조사실에서 박 회장을 만났는데, 그도 대질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그런 대화 내용이 조서에도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발표가 노 전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었줬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
이에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대질이 불발된 후 박 회장에게서 '대질을 원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거부했다'는 사실확인서를 받아뒀다"며 "'진실게임' 이런 건 우리가 원하지도 않고 전혀 그런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의 변호인인 공창희 변호사도 "박 회장이 대질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노 전 대통령측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빨리 인정하고 솔직해졌으면 좋겠다"며 "왜 이렇게 시간을 끄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10분경 수사 검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 박 회장과의 대질을 권하자 노 전 대통령은 "그만합시다"고 거절했다. 검사가 다시 "(그런 뜻을) 박 회장에게 직접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네, 그러겠습니다. 그럼 인사나 하죠"라고 말해 박 회장과 만남이 이뤄졌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에게 악수를 청한 뒤 마주서서 "대질 내가 안 한다고 했어요. 내가 박 회장에게 이런저런 질문하기가 고통스러워서…" 라고 말했고, 박 회장은 "저도 고통스럽습니다" 라고 답했다.
박회장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2009년 4월 30일 박연차는 (노 전 대통령과) 대질을 원해 15시 30분부터 대기하다가 23시 20분 입실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8시간을 기다린 대질을 거부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노 전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진실이 드러나길 원합니다"고 적혀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