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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에서 가톨릭 사제 출신인 대통령과의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다는 주장이 세 번째 제기됐다고 EFE 통신 등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미아나 오르텐시아 모란 아마릴라(39)라는 이름의 파라과이 여성은 이날 현지 일간 ABC 콜로르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 아들 후안 파블로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블로는 태어난 지 16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릴라는 루고 대통령을 고발하거나 그에게 대가를 바라지는 않는다면서 "파블로의 존재는 조건없는 사랑의 결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8일 비비아나 로살리 카릴로(26)라는 여성이 루고 대통령과의 사이에 아들 길레르모 아르민도(2)를 두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루고 대통령은 5일 만인 13일 친자 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베니그나 레기사몬(27)이라는 여성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루고 대통령과의 관계로 2002년 아들 루카스 페르난도(6)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레기사몬은 17살 때 첫 딸의 양육을 외면하는 남편 문제를 상의하는 과정에서 루고 대통령을 알게 됐으며, 이후 성관계를 가져 아들을 낳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아들 논란'으로 루고 대통령은 23일로 예정돼 있던 미국 방문 일정까지 취소하는 등 갈수록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여기에 야당인 콜로라도당의 릴리안 사마니에고 상원의원이 전날 루고 대통령을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사법부에 고발하면서 논란이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마니에고 의원은 루고 대통령이 카릴로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때가 파라과이 북부 산 페드로에서 가톨릭 주교직을 맡고 있던 시절인 1999년부터로, 당시 카릴로는 실정법상 성인 남성과의 성관계가 금지된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고발 이유로 들었다.
루고 대통령은 2006년 12월까지 산 페드로 교주에서 주교직을 맡고 있다 정치활동을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바티칸으로부터 거부당하다가 지난해 4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사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사마니에고 의원은 "파라과이 국민은 루고 대통령이 실정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만한 행동을 했는지 여부를 명백하게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기사몬이 주장하는 아들에 대해서는 대통령 고문 변호사를 통해 DNA 검사를 하자고 제의했다가 "정부가 지정한 병원에서 DNA 검사를 할 경우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반발만 산 채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빈자(貧者)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고 대통령은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 연합체인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을 기반으로 빈농과 노동자, 사회단체 등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지난해 4월 20일 대선에서 승리해 60년 이상 계속된 보수우파 콜로라도당의 장기집권을 종식시켰다.
루고 대통령은 이후 부패척결과 빈곤퇴치를 내세우며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대선 승리 1년을 맞은 시점에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는 '아들 논란'은 사퇴론 제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루고 대통령을 최악의 정치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상파울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