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6일 한.미 합동의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을 재차 비난하면서 동해상의 북한 영공 근처에서 비행하는 남한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위협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45분간 열린 유엔사와의 제16차 장성급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유엔사가 전했다. 

    유엔사 측은 북한의 `민항기 위협' 성명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키 리졸브 연습은 방어차원의 훈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유엔사는 이날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 측은 북측 영공 근처에서 비행하는 남측 민항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에 유엔사 측은 북측의 성명이 매우 부적절하고 국제 항공사회에 깊은 염려를 만들어 내고 있어 북한은 이를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김태영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조평통의 성명 직후 전화통화를 갖고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에 철회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2일 열린 제15차 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키 리졸브 훈련으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훈련 중단을 요구, 유엔사 측의 철회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 측은 북한에 일련의 위협 발언 등 한반도의 긴장을 증가시키는 도발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동시에 토의과정을 진행하면서 행동대 행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초기적 신뢰구축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키 리졸브 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유엔사 측은 "이는 방어차원의 훈련이며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뒤 오해를 방지하고 연습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판문점 대화채널을 통해 북측에 정례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사실을 통보해왔다는 점을 북측에 강조했다. 특히 유엔사 측은 지난 1월17일 북한군 총참모부의 '(대남)전면 대결태세 진입'이나 조평통의 '민항기 위협' 등과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군사적 긴장감을 부추긴다며 남북 군사당국 간 대화에 나설 것을 북측에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평통은 전날 키 리졸브 훈련(9~20일)과 관련, "군사연습 기간 우리(북)측 영공과 그 주변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항공기들의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유엔사가 제의하고 북측이 수용해 열린 이날 장성급회담에는 유엔사 측에서 조니 와이다 미국 공군소장, 이창현 공군준장, 매튜 오해런 영국군 준장, 해롤드 칵번 뉴질랜드 대령 등이, 북한 측에서는 곽철희 소장(한국의 준장급) 등 4명이 참석했다.
    유엔사 측은 이날 회담이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북측의 장성급 회담 개최 동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계속되는 대화는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