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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C일보에 어이없는 정치관련 기사가 시선을 자극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가 다음과 같은 어이없는 말을 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지금부터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들을 키워야 한다. 그 대항마들끼리 단일화를 해서 박 전 대표와 붙어야 한나라당(2012년) 경선이 흥행할 수 있다.”
누가 이런 가당찮은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한심한 여권 핵심 인사의 현실인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박근혜 의원이 무엇이 그렇게 무섭길래(?) 4년이나 남은 대선에 대해 지레 호들갑을 떨며 상수(常數) 운운 하고 대항마 운운하는 것인지.
둘째, 박 의원보다 더 정치적 경륜이 높고 국가 경영능력이 왕성하다고 회자되는 강재섭 정몽준 김문수 등등 막강한 대선예비 후보군이 기라성처럼 서있는데 무엇 때문에 벌써부터 사람이 없다고 대항마, 흥행 운운하는 걱정을 해야만 하는지.
셋째, 2012년 대선에서는 스타 정치인보다 애국심과 경륜이 높은 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안해 보았는지. 스타정치인은 노무현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는지.
넷째, 만약에 또 만약에 2012년 경선시점에서 여성 대통령 경선구도 시대가 혹시 도래한다면 박 의원 못지않은 경쟁력이 있는 여성 정치인인 전여옥 의원이 있는데 무슨 얼토당토않은 걱정들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난감한 정치인들의 말 때문에 점점 한국정치가 희화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또 앞서 말한 여권 핵심 인사는 박 의원이 상수(常數)라 할 만큼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나머지는 변수 축에 끼는 인사도 드문 형편이라는 매우 어리석은 말까지도 했다는 것이다. 이 말 또한 매우 한심하고 모자란 생각에서 비롯된 말같잖은 말이다. 이런 류의 말은 앞으로 닥쳐올 민심 동향과 대선의 변화무쌍함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무뇌아적 현실인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상수는 무엇이고 변수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과거 압도적 대세론의 장본인이었던 고건씨는 약 2년 반을 여론조사에서 추종불허의 1위를 고수했는데 왜 대통령이 못됐단 말인가. 그래서 4년 뒤의 대선을 놓고 상수니 변수니 하는 헛소리는 소위 핵심 정치인이라는 사람이 경박하게 운운할 성질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차기주자에 관한 입장은 ‘정치인은 스스로 커야한다’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치인은 스스로 커야 한다는 말이야말로 바로 명답 중의 명답이다. 지금 집권 2년 초기인데 벌써부터 누구가 누구를 키우고 어쩌구저쩌구 한다는 말 자체가 도리어 어색할 뿐 더러 말도 되지 않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또 키우는 것보다 스스로 커야 하는 것이 정치인이이라는 사실조차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으니 이것이 한국정치의 희극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건국 이래 최대 경제위기 앞에 서있는 이 대통령의 눈에 어찌 4년이나 남은 차기 대선주자가 중요과제로 떠오를 수가 있겠는가.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훼방꾼이 누구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훼방꾼만 아닌 다음에야 스스로 커나갈 수 있는 정치인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고 그래서 차기 대권은 국민 뜻에 의해 자연히 선택될 것이라는 논리를 왜 핵심여권인사는 모르고 있을까.
이 나라를 애국심으로 책임있게 끌어나갈 수 있는 유능한 대선주자는 대한민국에 많다. 굳이 박 전 대표가 상수니 뭐니 하면서 쓸데없는 두려움이나 외경심을 가진 정치인이 정치권에 있다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이 지닌 코믹하고 희화적인 정치 최면 현상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2012년대에 닥쳐올 국민의 참뜻도 모르는 일부 정치인이 권력 창출 운운하며 머리를 굴린다고 대권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에게 몇 번 속은 국민은 현란한 스타 정치인보다는 오히려 애국심있고 할말을 당당히 하며 결코 이념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아닌 충실한 정치인을 선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결국 딴지나 잘 걸고 쇼맨십 강하고 겉이 번지르한 스타 정치인은 국민의 선택 사항에서 분명코 제외될 확률이 높다. 확신컨대 국리민복을 위해 멸사봉공할 애국심 강한 국가 경영인이 대통령으로 선택되는 시간이 바로 2012년일 것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