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용산 사건과 관련, 검은 넥타이 매기를 제안하고 '폭력살상'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이 사건을 여권을 향한 공세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를 해야할텐데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를 하지 않고, 힌승수 국무총리가 마지못해 하는 유감표명으로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이렇게 지휘한 책임자를 당연히 파면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런 조치를 하지 않고, 이것이 마치 철거민 때문에 일어난 일인 양 호도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한 것이 한나라당과 정부의 태도"라고 주장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은 옷입기'를 제안했다.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회의에 참석한 원 원내대표는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정부여당의 태도에 분노하고 좌절을 느끼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표시하는 길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검은 넥타이를 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검은 넥타이를 매거나 검은 옷을 입으면 어떨까"하고 제안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을 "20년 전 89년 부산동의대 시위진압을 위한 무차별 공격에서 비롯한 참사로 7명이 사망한 이래 최대 참사"라고 규정하며 "한나라당의 반시대적 정신은 더 큰 절망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참사를 접하고 청와대 부대변인은 과격시위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심지어 여당 의원은 고의적 방화를 조사하라고 하고, 철거민을 테러범으로 몰고 있다"며 "거듭 절망시키는 것이 이 사건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82명의 의원 이름으로 용산철거민 폭력살상진압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어제 제출했다"며 "민주당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이 정권의 잘못을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철거민 희생자 5명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당 지도부는 유족들의 조문 거부와 항의에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