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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음원 등 콘텐츠 시장의 화두는 단연 저작권 보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클린사이트 제도’를 비롯,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인터넷 업계가 자율적인 클린 인터넷 캠페인에 나섰다. 심지어 대학가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저작권보호학과까지 신설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연속 포럼-DVD 및 다운로드 시장 유통구조 선진화’ 포럼에서는 불법 영상 콘텐츠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 지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사례 조사결과 불법 복제 적발 건수는 246건, 복제물품 수로는 15만8000여 점에 달했다.
한해 2조7000억원 규모의 영화가 불법 유통(올해 상반기 국내영화산업 총 매출액은 4553억원)되는 등 온∙오프라인 저작권 침해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블로그와 함께 웹2.0시대의 총아라고 불렸던 UCC사이트는 ‘불법 콘텐츠 양성소’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지난해 저작권보호센터에 접수된 적발 건수만 5만 건이 넘었다. 다른 한편, 국내외에서는 ‘불펌 없는 청정사이트’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주요 현황을 짚어봤다.
해외선 광고, 프로그램 구매와 연계…정식 공급계약도
해외 UCC사업자들은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네트워크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나 동영상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는 저작권 침해 동영상을 삭제하는 대신 관련 광고를 삽입하도록 하고 있다. 웹콘텐츠를 사이트에 무단으로 퍼올리는 이용자를 광고 수익원으로 역이용한 경우다.
마이스페이스의 광고플랫폼인 오디튜드(Auditude)는 자동으로 마이스페이스 제휴사인 MTV네트웍스의 콘텐츠를 식별, 불특정 사용자가 MTV프로그램을 무단으로 게시하면 콘텐츠 제공업체인 MTV로고와 방영 시간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상점 링크를 보여준다. 광고삽입과 삭제 중 택일을 해야 했던 기존 광고플랫폼에 비해 한층 발전된 서비스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3월 개설된 훌루(www.hulu.com)는 NBC유니버설과 폭스가 합작해 만든 동영상사이트. 처음부터 방송국이나 영화사 등 콘텐츠 제작사와 정식으로 공급 계약을 맺어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 계약사의 드라마나 영화, 토크쇼 등을 주로 서비스하는 훌루는 네티즌이 만든 짧은 길이의 UCC가 대다수인 유튜브와 달리 전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비스가 미국 내에서만 이뤄지고 있음에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문화부 콘텐츠 식별체계 도입, ‘클린사이트’ 지정 추진
국내 포털 및 뉴미디어 사업자들도 하나 둘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유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세계적 저작권 보호 강화 추세에 맞춰가고 있지만 개개인이 UCC사이트에 영화나 드라마를 무단으로 올리는 불법 콘텐츠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UCC사이트에 경고문을 게재하거나 업로드 길이에 제한을 두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왔지만 불법 게시물을 올리는 네티즌은 불법복제 동영상을 잘게 나눠 올리고 게시물 이름을 검색하기 어렵게 바꿔가며 공공연히 불법 동영상을 유통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국가 표준 식별체계인 UCI(Universal Content Identifier)를 붙여 저작권 보호 정책과 연계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불법 저작물이 유통되지 않는 인터넷사이트를 ‘클린사이트’로 지정하고 다양한 특혜를 부여하기로 했다.
저작권 보호대상 목록 공지, 자체 제작 강화 등 자정노력
음원이나 출판물보다 영상미디어 사업자의 피해가 월등히 커 UCC사이트에 대한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UCC사업자들도 자체적으로 불법UCC 저작권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 ‘청정 UCC사이트’ 구현을 목표로 내건 라이브방송국 씨박스(www.seebox.com)를 들 수 있다. 씨박스는 저작권 보호대상 목록을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위반 시 해당 게시물 강제삭제, 서비스 이용정지 등 자체 단속을 강화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또 스튜디오에서 교양, 스포츠, 교육, 음악, 오락 등 다양한 장르의 무료 정규 라이브방송을 자체 제작하는 등 활발한 영상 콘텐츠 개발사업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씨박스 운영사인 디디오넷(대표 강용일)이 SK브로드밴드와 계약을 맺고 SK브로드앤TV(구 하나TV)에 자사 방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웹비즈니스를 기반으로 라이브방송 기술력과 IPTV를 연계하는 새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디디오넷 강용일 대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내 환경은 아직 취약하지만 세계적으로는 강력한 보호조치와 관련 산업이 보편화된 상태”라며 “조만간 저작권 관련 법안이 정비되면 이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