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 화해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했던 대북정책은 절름발이 대북정책이었다"

    17일 서울 종로구 일본문화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메구미 납치 이야기- ABDUCTION The Megumi Yokota story' 상영회가 열렸다. 미국의 사파리 미디어사가 2006년 제작한 '메구미 납치 이야기'는 1977년 11월 15일 일본 니카타에서 중학교 1학년생이던 요코타 메구미(당시 13세)가 북한 간첩에게 납치된 사건을 다룬 영화로, 북한의 비인간적인 납치 테러에 당한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담고 있다. 일본은 이 영화의 비영리 판권을 사들여 세계 각지에서 상영하며 북한의 반인륜적 범죄를 고발하고 있다. 

    이날 상영회는 세계인권선언60주년을 맞아 주한 일본 대사관 측이 한국의 납북자 관련 단체들을 초대해 북한 납치문제를 같이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상영회에 참석했던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황인철 KAL납치피해자가족협회 대표,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제성호 외교통상부 인권대사 등 한국측 납북자 문제 관계자들은 영화 상영 후 메구미 등 일본인 피랍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족과 일본 정부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는 한편, 북한의 납치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제성호 외교통상부 인권대사는 뉴데일리와 만나 "화해 협력을 강조하면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침묵했던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은 절름발이 대북정책이었다"며 "피랍자와 피랍자 가족 문제에 국민 모두가 가슴 아파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는 북한이 체제변화를 하기 전까지 근본적 해결이 어렵지만 납치문제 본질이 범죄며 테러리즘이기에 책임은 지속적으로 거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대사는 "북한의 납치 테러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영화, 만화, 에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을 우리도 배워야 한다"며 "납북자 문제에 우리 국민이 공분을 갖도록 북한 인권단체들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일부 피랍자의 생사확인과 송환이라도 이끌어 낸 일본 정부에 축하 드린다"며 "납북자 문제만큼은 일본 정부와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한민족이라고 생각되는 북한이 반인륜적 테러로 전 세계에 한민족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북한 납치 범죄를 용납해선 안된다. 일본 정부 한국 정부 너나없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하시 일본 공사는 북한 납치문제를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길 희망했다. 다카하시 공사는 "한국이 처음으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찬성표를 던져 감사하다"며 한국 정부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일본 정부는 피랍과 관련해 북한과 재조사를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는 2002년 9월 일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과 만나 13명의 일본인 납치사실 시인과 사과를 받아냈다. 당시 메구미는 사망자 명단에 들어있었는데 후에 북한이 보내온 유골이 가짜로 드러나 일본 국민의 공분을 샀다. 북한이 1994년 자살했다고 발표한 메구미는 남한에서 납북된 김영남(북한명 김철준)과 결혼했고 김혜경이란 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송환받지 못한 납치자 문제를 북한에 계속해서 거론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