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렇게 주문하며 정부의 4대 강 정비사업의 빠른 추진을 요구했는데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박 대표의 이런 발언을 "부끄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1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 입니다'에 출연, "공사장처럼 한다고 해 경제가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이 교수는 "흔히 1930년대 미국의 대공항이 댐 건설로 벗어났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토목공사 자체는 뉴딜의 한 부분이고, 토목공사가 경기 자체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30년대 일본도 토건에 치중하다 불황을 장기화시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그리고 무슨 공사를 하는 것이 대통령 본연의 업무라고 말하는 것은 시대적 감각에서 볼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며 거듭 박 대표를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진두에서 땀 흘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은 큰 감동을 받을 것"이라며 "현장에 이 대통령이 서 있는 게 좋겠다"고도 했는데 이 교수는 이 발언에 대해서도 시대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을 놓고도 이 교수는 "운하라는 논란을 일으킬 만한 충분한 여러가지 정황 근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산 중에 제방과 보 같은데 들어가는 예산이 너무 많다"면서 "운하와는 별개라고 말하지만 이 대통령은 언급하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말한 뒤 "(4대강 정비사업) 비판에 일리가 있고 어떻게 보면 정직하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쟁점 법안 강행처리 움직임에도 이 교수는 "김영삼 정부 마지막 순간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다수를 배경으로 노동3법을 통과시켰다가 역풍을 맞고 백지화됐고 정권이 바뀌었다"면서 "다수결에 호소하기 이전에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이 정치고, 진정한 리더십"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말까지 40%대로 오를 것이라는 이 대통령 측근들의 전망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설득하거나, 어떤 대화를 이끄는 입장이 아니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하고 있는데 과연 신뢰가 상승할 것이냐 하는 데는 그렇게 큰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신뢰의 핵심적 문제는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볼 때 공약의 이행이랄까… 특히 대운하 같은 데서 자주 말을 바꾸는 것 등과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일관성 없는 발언, 이런 것이 오히려 실제보다 더 많은 신뢰를 떨어뜨린 하나의 원인"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억울한 면이 있다. 실체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추락이 돼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