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전 인류가 참혹한 비극을 겪고 탄생한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12월10일 파리 유엔 총회에서 채택됐다.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지 60주년이 되는 지난 10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주최로 정부 각계 인사, 인권단체 및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W컨벤션센터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국가인권위 홍보대사인 김미화(방송인)와 양지운(성우)이 사회를 맡았고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블루오션 그룹사운드의 축하 연주로 시작됐다.

    안경환 인권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인권선언은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며 인권은 미래사회에서 국가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정부가 인권외교를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법치와 인권은 자전거의 앞뒤 바퀴처럼 함께 달리는 것으로, 법치를 내세우면서 인권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민주적 사회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며 인권의 후퇴"라고 강조했다.

    축사를 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넘어 '국경 없는 대한민국'이 됐음에도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정은 순혈주의에 의한 텃세문화나 인종적 우월의식이 여전하고 아이들은 피부색과 언어문제로 크고작은 폭력과 따돌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필요하며 폐쇄적 단일국가 관념을 깨끗이 털어 버리고, 개방을 통해 열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인종적, 문화적 관용을 실천하는 것이 인권선진국으로 발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기념사에 이어 각 분야에서 인권신장을 위해 사회에 공헌해 온 개인 8명과 7개 단체가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았다. 개인 부문은 ‘한국인권행동’ 오완호 사무총장, ‘다시함께센터’ 조진경 소장, 국방부 김사균 공군 소령, 용인경찰서 오현우 경위, 광주지방경찰청 박주형 경사, 부산구치소 유상수 교위, 경상대학교 김중섭 교수, 충남교육청 윤석은 장학사가 각각 수상했다. 단체 부문은 ‘장애인 차별금지 추진연대’, ‘참여와 평화로 가는 원주 시민연대’, ‘태화 샘솟는 집’, 부산해운대 경찰서, 육군본부 법무실,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제작팀, KBS 보도본부 사회팀 ‘인권사각, 정신병원’ 시리즈 제작팀이 각각 상을 받았다.

    장애인 차별해소와 인권보호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수상한 이석형(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대표이사는 "장애인 삶 자체가 인권운동이며, 장애인이 있기에 타인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이날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15개국 외국인 15명이 '세계인권선언문'을 한국어로 낭독해 다민족·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에서 인권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