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곽민형 수석부위원장이 27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맹비난하며 두 단체를 공식 탈퇴했다.

    곽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무조건적인 투쟁을 외치는 일명 운동권 내의 좌파 활동가들.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함께하지 않으면서도 방북 행사에는 열정적인 상층부를 보면서 이제 이들과 함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들에게 더 이상 노동자, 민중, 서민의 생명줄을 맡길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탈퇴 이유를 밝혔다.

    곽 부위원장은 민노총의 '반정부 정치활동'을 맹비난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민노총이 관성적으로 해오던 방식대로 일부 정치권, 일부 종교단체, 극렬 좌파 등과 연합하여 정권 퇴진 운동이나 하고 현장에서 총파업 투쟁이나 한다면 이제 민노총은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퇴출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부위원장은 "조국 기업, 일자리가 없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는 존재할 수 없다"며 "노동자, 민중들을 위해 사심 없이 함께해온 많은 동지들이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나와 함께 하리라 믿는다"고 동료들의 탈퇴를 독려했다. 

    곽 부위원장은 지난 2001년 대성산소용역기사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지난해에는 라파즈한라시멘트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단식 농성을 했고 프랑스에서 원정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곽민형 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 민노당 탈퇴 성명서 전문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떠나며

    지난 오랜 시간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동지들과 어깨걸고 투쟁해온 많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서민, 농민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것은 그들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것이라는 신념으로 힘들고 외로운 투쟁의 시간들을 버텨냈습니다.

    민주노총가, 동지가, 연대투쟁가 등 투쟁가를 들으면 가슴이 벅차오르며 세상을 바꾸는 장엄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곤 했습니다. 세상에 넘쳐나는 비정규직의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모든 것을 던져 그 투쟁을 만들고 선두에서 투쟁했습니다. 민주노총 지역조직의 수장으로 지역에서 소외되고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머슴이 되고자 노력도 해보았습니다.

    민주노총의 노동운동이 기업별 노조의 울타리에 갇혀서 귀족 노동조합이란 손가락질을 받을 때, 산별노조 운동만이 유일한 노동자의 희망이란 신념을 갖고 산별노조의 임원으로 산별노조 완성과 노동자 권리향상을 위해 선두에서 고민하고 실천했습니다.

    하지만 현제 이 땅에 노동운동의 희망이라고, 노동자 민중,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라 자칭하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어떻습니까? 이 땅의 노동자, 서민, 고통 받는 민중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 상태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특정정파가, 정확히 말하자면 자민통의 정파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운동권 내부 그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돼서 도태되어 버리는 활동가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현장의 대다수 조합원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무조건적인 투쟁을 외치는 일명 운동권 내의 좌파 활동가들. 수많은 노동현장의 고통과 아우성,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보다도 북한의 수해와 북한 민중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 안고 지원하는 운동의 상층부,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에는 함께하지 않으면서도 북한 노동자들과의 교류 협력, 방북행사들에는 열정적인 수많은 그들,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하며 엄청난 노력을 하며 발버둥쳐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중앙, 지역 할 것 없이 현장의 고통은 나 몰라라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구조조정, 해고 없는 철 밥통을 움켜쥔 민주노총 상근자, 임원들을 보면서,

    이제 이들과 함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들에게 더 이상 노동자, 민중, 서민들의 생명줄을 맡길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민주노총 대공장들은 어떻습니까? 

    고임금과 온갖 혜택을 사용자로부터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철 밥통을 위해서는 파업도 불사하면서 같은 현장내에 비정규직에게는 고통분담은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으면서도 입으로는 연대를 주절거리는 귀족노동자인 정규직들.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으면서도 법정 최저임금을 받는 현장의 비정규직들 앞에서 임금인상 파업투쟁을 하는 정규직들을 보면서 노동운동은 이제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 저는 다함께 죽는 길이 아닌 모두가 함께 발전하고 살 수 있는 그 길을 향해 나아 가고자 합니다. 가자미의 눈으로 한쪽 방향만 보면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두 눈으로 양방향을 균형있게 보면서 세상을 올바르게 판단하려합니다.

    세계금융의 중심이라는 미국의 월가를 진앙지로한 금융의 대 혼란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국내경제는 금년 초부터 기름 값, 원자제의 가격폭등 등 여러 이유로 IMF때 보다도 더 힘들다고들 아우성입니다. 이런 상황에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국내경제는 주가가 폭락하고 원 달러 환율이 치솟아 무수한 기업들이 파산의 벼랑 끝에 서있습니다.


    이렇듯 이 나라와 민중들의 생존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임에도 운동권과 정치꾼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위기감을 이용하여 정파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 이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고 헤매는 상황이 목전에 와있는 지금 노총도 국가 경제의 파산 후에는 노동자의 생존도 노동운동도 없다는 심정으로 국가적 위기 극복에 함께해야합니다.


    저와 함께 민주노총의 깃발을 들고 진정 노동자를 위해 싸워온 동지 여러분!

    우리가 투쟁해온 한 가지 이유는 노동자가 정당한 대우와 권리를 보장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온갖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고 한해에 몇 번인지도 모를 수많은 정치파업으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민주노총은 외면을 당하고 있습니다. 총선, 대선 때마다“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선동에 현혹되어 일부 정치꾼 상층부의 금배지를 위해 우리들은 동원되곤 했습니다. 

    민주노총의 조합원들도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분명한데도 매년 “6.15”,“8.15” 등의 행사에 누구의 지시인지도 모른 체 반정부, 반미, 친북구호를 외치며 동원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민주노총 내에서 용인이 됩니까? 이제 조합원들은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지침에 당당히 지도부에 요구하고 거부해야 합니다. 노동자도 이 땅의 국민이기에 통일에 대해 모두들 염원합니다.

    그러나 통일만이 노동자 해방의 세상을 가져온다는, 주한미군철수만이 이 땅에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주장에 동의 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내부에서 통일 사업으로 위장해 노동운동이 아닌 친북, 반미 사업만을 하는 민주노총 사무처 등 활동가를 몰아 내야합니다. 그들이 있을 곳은 조합원의 조합비로 운영되는 민주노총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있어야 될 곳을 잘 알겁니다.

    민주노총 동지여러분!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민주노총이 관성적으로 해오던 방식대로 일부 정치권, 일부 종교단체, 극렬 좌파 등과 연합하여 정권 퇴진 운동이나 하고 현장에서 총파업 투쟁이나 한다면 이제 민주노총은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퇴출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일본 등의 노동운동이 그런 길을 걷다가 역사속으로 사라진것을 잘 아실겁니다. 동지여러분, 제가 고백하고 지적한 것에 많은 동지들이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제가 용기를 내었듯이 많은 동지들이 결단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노동자, 민중들을 위해 사심 없이 함께해온 많은 동지들이 이제 조국이, 나라가, 기업이, 일자리가 없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저와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저는 민주노총의 간부로서 지난 몇 개월간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습니다. 국가경제와 노동자들의 삶이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민주노총이 종교계, 정치권, 극력 좌파 등들과 연합하여 순진한 학생들의 촛불을 이 사회의 분열과 갈등으로 변질시켜 가는 것을 보면서 양심적으로 더 이상 민주노총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신뢰하며 함께해주신 많은 조합원 동지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부터는 균형된 시각으로 나라의 발전과 노동자 민중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더욱더 헌신토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