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음악 '세헤라데자'에 맞춰 아라비아 공주로 완벽 변신한 김연아(18·군포수리고)가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1차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2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 컴캐스트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3.95점을 받았다.

    26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경쟁자들보다 10점 이상 높은 69.50점을 얻은 김연아는 합계 점수 193.45점을 기록해 합계 점수 172.53 을 기록한 나카노 유카리(일본)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로써 그는 지난 2006년 그랑프리 4차 대회(에릭 봉파르)를 시작으로 지난 해 차이나컵(3차 대회)과 러시아컵(5차 대회)을 합쳐 그랑프리 시리즈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시니어대회 첫 무대였던 '스케이트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그랑프리 무대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그랑프리의 여왕'으로 거듭난 김연아는 그랑프리 3연패를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김연아는 전날 열렸던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와는 달리 27일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세헤라자데'에 맞춰 아라비아의 공주로 변신해 현란한 스텝과 다양하고 우아한 안무를 선보이며 관중의 시선을 모았다.

    림스키 코프사코프의 발레곡 세헤라자데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김연아는 미셸 콴, 안도 미키 등 앞선 피겨 여왕들이 연기했던 프로그램을 그만의 분위기로 재해석해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세헤라자데를 만들어냈다. 부드럽게 연기를 펼쳐나갔던 김연아는 한차례 점프를 놓치는 실수를 해 팬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시합이 끝난지 4시간만에 다시 갈라쇼 무대에 선 김연아는 우승의 기쁨에 힘든 것도 잠시 잊고 밝은 표정으로 관객들에 '온리 호프' 연기를 선물했다. 이후 김연아는 전지훈련지인 캐나다로 돌아가 훈련한 뒤 11월 6일부터 열리는 그랑프리 3차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