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에서 일어난 살인 방화사건으로 희생된 서진(20)씨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출신 서성철(23)의 친여동생이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서성철은 초등학교 6학인 1995년 브라질로 유학을 떠났다. 현지에서 줄리아네또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모님이 어릴 적 이혼한 데다 아버지마저 빚보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생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다. 오랜 타국생활을 하는 중에도 동생 서진씨와 꾸준히 편지를 주고 받고 가끔 국제전화를 통해 동생의 안부를 살폈다.
그는 브라질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뛰다가 2006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국내 무대 데뷔 후 그는 중학교 때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동생에게 월급 전액을 송금하는 등 동생 뒷바라지에 적극적이었다. 서진씨 역시 검소한 생활로 주위의 모범이 돼왔고 장학생으로 뽑일 만큼 학업에도 충실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서성철이 인천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해 동생에게 학비를 보내 줄 형편이 되지 못하자 동생은 오빠의 사정을 알고 지난 8월 국내에 들어와 경기도 시흥의 고모 집에 머무르며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서진씨는 아르바이트 출퇴근을 좀 더 쉽게 하고 비용도 절약할 겸 고모 집에서 나와 몇 달 전 고시원에 들어가 이번 참변을 당하게 된 것이다.
22일 동생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성철은 "내가 걱정할까 봐 동생이 몰래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욕을 먹으며 살았던 적도 없었는데…. 동생이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곳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어 "동생을 위해서라도 꼭 재기해 태극마크를 달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