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2일 새벽 자살한 탤런트 최진실(40)이 자신을 둘러싼 '사채업 괴담'과 관련해 한 말이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씨가 매니저 박모씨와 함께 어제 오후 소주 3병 가량을 나눠 마시고 취한 상태로 오늘 오전 0시께 귀가해 안방 침대에 앉아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진실의 갑작스런 자살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도를 넘는 인터넷 악플에 대한 처벌 강화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진실은 사망 전 이른바 '최진실 20억 사채설'이라고 불리는 루머에 시달렸고, 인터넷 상에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가자 서초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해 용의자를 체포하게 하기도 했다. 생전 고인은 루머와 악플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털 사이트 네이트에 글을 올린 '정지영'은 "그 증권녀를 비롯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 퍼뜨리는 데 한 몫 한 악플러들이 죽인거다"며 "애들(최진실의 두 자녀)은 어쩔꺼냐. 진짜 얼마나 억울하고 괴로웠으면 애들 놔두고 죽었겠냐"고 분개했다. '김진경'은 "사실이 아니면서 사실처럼 지어내서 또 한사람의 생명을 저렇게 끊어놓고 말았군요.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유예지'는 "우리 네티즌 반성 하자. 사람이라면 더 이상 그러지 말자"고 자숙하는 글을 남겼고, '장훈'은 "댓글폐지 서명 운동했으면 합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크네요"라고 말했다.

    고 최진실과 평소 절친했던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김희선은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사랑하는 언니 하늘나라에선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는 글을 남겼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번 사채설 루머에 그는 더 버틸 수 없다고 느꼈던 것은 아닐까.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싶다"고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하리수는 같은 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정말 화나는군요'라는 글을 올려 "악플 쓰는 쓰레기 같은 당신들, 인생 그 따위로 살지 마시죠. 그렇게 살다간 당신들이 세상갈 땐 다들 당신들한테 침 뱉어요"라고 네티즌의 악플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오시현'은 '제발 인터넷 실명제 실행합시다'는 이슈 청원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과연 악플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도 그렇게 악플을 달 수 있었겠느냐"며 "악플을 없애기 위한 아주 근본적인 대책은 인터넷 실명제라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부녀이장'은 "최근 몇년간 인터넷의 무분별한 악성댓글 혹은 홈피를 찾아가 욕설을 하는 것 때문에 많은 연예인들 또는 일반인들까지 자살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이번 루머를 퍼트린 용의자가 잡혔다고는하나 명예훼손 정도 또는 그 보다 약한 죄로밖에 처벌 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 실명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포털사이트에는 고인에 대한 추모글과 악플에 대한 네티즌의 자성, 악플처벌 규정 강화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주요 포털에서는 고인의 사망 기사에 댓글 달기 서비스를 차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