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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결과에 대해 "생산적 회담이었고 성과가 있었다"고 평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회담 결과 브리핑 뒤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놀라운 결과"라는 표현도 썼다.
하지만 곧바로 소속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며 정 대표는 회담 후폭풍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잠잠하던 당내 계파간 노선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라 회담을 통해 당내 입지를 굳히고 자신의 정치적 도약도 내심 기대했던 정 대표로선 당혹스런 모양새가 됐다. MBC 사장 출신인 최문순 의원은 "지금도 2중대 소리를 듣는데 여기서 뭘 더 협력을 한다는 말입니까"라고 정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았고 개혁 성향 의원들의 비판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7·6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경쟁했던 추미애 의원이 정면으로 회담 결과를 비판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도 이런 비판세력의 움직임에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지난 2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얘기한 내용)을 다 풀어서 모두 펼쳐도 책 잡힐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절제된 얘기를 했다"면서 자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각의 '거래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에게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항 18가지를 조목조목 이야기했지, 다른 말은 일절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내가 (몰래) 줄 게 있을까. 합의된 것은 발표한 것이고,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지난 전당대회 때 추 의원을 지원사격했던 개혁 성향의 이종걸 의원은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회담 결과를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난데없는 '초당적 협력'의 영수회담이라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면서 "상생협력해 민주주의를 몰아내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회담은 무척 실망스럽기 짝이 없고 시기와 내용 모든 측면에서 적절치 않았다"고 평한 이 의원은 "국정감사가 2주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굳이 만나 상생협력이 과연 합당했는지 의문"이라며 "국감을 준비하는 우리 민주당 의원들에게 김새게 하는 역효과만 주지 않았나 생각되고 과연 국감에서 동료 의원들이 어떠한 자세로 어떤 전략으로 싸워야 할지에 대한 혼란만 야기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야당으로서 존재가치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자충수에 불과했다"고도 했고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만 있는 기형적 회담"이라며 "민주당의 존재는 과연 어디있느냐"고 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