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첫 오찬 회동은 일단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당초 예정보다 5분 정도 늦은 오전 11시 35분경 청와대에 도착한 정 대표를 "왔어요"라고 밝게 맞으며 오찬장인 백악실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 일정을 앞두고 있는 정 대표에게 "오늘 지방에 가신다고요?"라고 가볍게 질문을 던지며 화제를 이끌었다. "오후에 광주에 간다. 대구에도 다녀왔다"며 정 대표가 답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번 대구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더라"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오늘 광주 가서도 정책제안을 들어보고 하면 우리도 정책적으로 잘 조정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감사하다. 초장부터 너무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며 화답,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다 될 만한 것을 이야기할 거라고 보니까…. 다 잘 알지요. 기업에도 있었고, 장관도 하셨고…"라고 치켜세운 뒤 "합리적으로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오찬장에 들어선 후에도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가볍게 환담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일찍이 만났어야 했는데 늦었다"면서 "취임한 지 몇일 되셨나. 경황이 없었을텐데…"라고 인사했고 정 대표는 "80일 됐다. 그간 어려운 일들이 많아 전당대회 이후 쉴 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당 대표를 맡은 것을 축하한다"며 "나도 기업에도 있어봤고, 정치도 해봤고…"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간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그런 분이 당 대표가 돼 나는 축하도 하지만, 아마 정부가 국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 김해수 정무비서관과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강기정 비서실장 등은 전날 밤 늦게까지 회동 의제를 놓고 긴밀한 조율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